'위고비'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 정부로부터 가격 인하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는 가운데, 이러한 현상이 비만 치료제 시장 공략에 나선 국내 제약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립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FDA 마틴 머캐리 FDA 국장은 지난 6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FDA 승인을 받지 않은 조제약을 FDA 승인 약물의 대체품으로 대량 마케팅하는 것에 대해 단호히 제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FDA의 성명 발표 직후, 원격 의료서비스 기업 힘스앤드허스는 위고비와 동일한 성분(세마글루티드)으로 조제된 '조제 세마글루타이드 알약'에 대한 홍보를 중단했습니다.
앞서 힘스는 지난 5일 위고비의 복제약인 해당 알약을 위고비의 1/3 가격에 달하는 월 49달러(한화 약 7만 원)에 판매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위고비 / 뉴스1
당시 힘스는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이 알약은 위고비와 동일한 활성성분(세마글루티드)을 가지고 있으며, 주사 바늘을 피하거나 부작용 균형을 맞추기 위해 소량 용량을 원하는 환자를 위해 맞춤형 치료 계획을 제공하도록 도와준다"고 알렸습니다.
위반 사항을 시정하지 않을 경우, 압류와 금지명령 외에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머캐리 국장의 발표에, 힘스는 공식 SNS를 통해 "세마글루티드 알약 출시 후 업계 관계자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눈 결과 해당 제품 제공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힘스가 위고비 가격에 1/3에 달하는 비만 치료제의 등장을 예고하면서 위고비 제조사인 노보 노디스크를 포함한 주요 제약사들의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힘스'와 '허스'라는 각각의 브랜드 문구로 포장된 2개의 체중감량 대체약물 바이알 / 사진 제공 = 힘스앤드허스헬스, 블룸버그통신
이에 지난 3일(현지 시간) 노보 노디스크는 올해 매출이 최대 13%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회사 측은 비만 치료제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의약품 가격 인하 압박으로 인해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 보건 당국의 이번 결정이 복합 조제약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기존 제약 성분의 용량을 조정해 처방하는 복합 조제약은 현재 FDA 승인이나 임상시험 없이 출시가능하지만, 안정성 문제를 우려해 약품 공급이 부족하거나 환자가 기성 약품에 알러지를 보이는 등의 특수한 상황에서만 허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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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비만 인구가 약 9억 명에 달하면서 비만 치료제 시장은 어느덧 '과포화' 상태가 됐는데요.
한미약품, 종근당, LG화학, 동아에스티, HK이노엔 등 국내 제약사들 역시 비만 치료제 개발을 이어가고 있지만, 다행히도 이번 FDA의 조치가 국내 제약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내 제약사들은 세마글루타이드의 물질특허가 한국에서 오는 2028년 6월까지 유지되는 점을 전제로 치료제 개발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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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글로벌 시장 규모가 매년 24~27% 수준으로 급성장할 전망입니다.
나아가 오는 2030년 이후에는 2000억 달러(한화 약 288조 8800억 원) 규모의 초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국내외 제약사 입장에서 비만 치료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는 셈 입니다.
'레드오션'이 된 비만 치료제 시장 속, 국내 제약사들의 성공과 실패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얼마나 합리적이고 차별적인 제품을 선보이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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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미약품의 한국인 맞춤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티드'는 지난해 11월 식약처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됐습니다.
GIFT로 지정된 제품은 일반 심사 대비 약 25%의 기간 단축이 가능한데요. 한미 약품은 올해 하반기, 해당 제품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종근당은 신약개발 자회사인 '아첼라'를 통해 먹는 GLP-1 물질 'CKD-514'를 개발 중입니다. 해당 물질은 경쟁약물과 비교했을 때 적은 용량으로도 더 큰 체중 감소 효과를, 같은 용량에서는 높은 혈당 강하 효과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HK이노엔은 IN-B00009의 국내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글로벌 바이오기업 사이원드 바이오사이언스에서 도입한 이 물질에 대한 국내 개발과 상업화 권리를 확보해 비만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 중입니다. 현재 IN-B00009는 국내 임상 3상 목표 환자 313명 모집을 완료한 상태로, 연내 투약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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