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19일(목)

건설 경기 흔들릴수록 인프라로... DL이앤씨가 파고든 '대심도 기술'

건설업계의 무게중심이 주택에서 인프라와 에너지 분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분양 경기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형 건설사들은 단기 수익보다는 공공 인프라와 에너지 설비처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사업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는 흐름입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DL이앤씨가 최근 부산에서 대심도 인프라 시공 역량을 보여주는 성과를 내놓았습니다. 


지난 4일 회사는 '부산항 신항 북측 컨테이너부두 2단계 항만배후단지 조성 공사'의 핵심 공정인 수직터널 굴착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습니다.


DL이앤씨) RBM 공법 실적 확보 사진 (1).jpg사진 제공 = DL이앤씨


해당 사업은 욕망산을 관통해 항만배후단지를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굴착 과정에서 발생한 석재를 부산항 신항과 진해신항 매립에 활용하는 구조입니다. 2006년 부산항 신항 개항 이후 단일 공사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에 해당하며, 2034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완공된 수직터널은 아파트 43층 높이에 해당하는 산봉우리를 뚫어 길이 120m로 조성됐습니다. 굴착된 석재가 이동하는 핵심 통로로 활용되는 시설로, 공정 전체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구간으로 꼽혀 왔습니다.


DL이앤씨는 이 구간에 RBM(Raise Boring Machine) 공법을 적용했습니다. RBM 공법은 다수의 칼날이 부착된 헤드를 회전시켜 암반을 관통하는 대형 굴착 장비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지하에서 상부 방향으로 굴착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기존 상부 굴착 방식과 달리 굴착 석재를 지하로 직접 배출할 수 있어 운반 후공정을 줄일 수 있고, 작업 중 추락 사고 위험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회사 측은 RBM 공법 적용을 통해 전체 공사 기간을 기존 대비 약 30% 단축했으며, 작업 안전성도 함께 개선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회전 천공기가 장착된 갠트리 크레인이 투입돼 수직터널의 지름을 최대 10m까지 확장하는 작업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현장 시공 성공 사례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 계통 안정성 확보 필요성이 커지면서, 대규모 에너지 저장 수단인 양수발전소 건설 수요가 늘고 있는 점과 맞물려 DL이앤씨의 중장기 전략이 드러난 사례로 분석됩니다.


DL이앤씨) RBM 공법 실적 확보 사진 (2).jpg사진제공=DL이앤씨


양수발전은 상부 저수지에서 하부 저수지로 물을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지하 수백 미터에 이르는 대심도 수직터널을 정밀하게 시공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필수적입니다. 주택 사업과 달리, 한 번의 시공 경험과 기술 축적이 이후 수주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분야로 여겨집니다.


DL이앤씨는 예천양수발전소를 비롯해 현재 시공 중인 영동양수발전소 등에서 RBM 공법과 대심도 수직터널 시공 경험을 축적해 왔습니다. 최근 5년간 국내에서 RBM 공법 시공 실적을 보유한 업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반복적인 현장 수행 경험을 쌓아왔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을만 합니다.


여기에 GTX 등 대심도 교통 인프라 사업까지 더해지면서, DL이앤씨의 수직터널 시공 기술은 주택 경기와 무관하게 활용 가능한 핵심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회사는 수직터널 시공과 관련한 신기술 개발과 특허 출원도 병행하며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는 "양수발전소와 GTX 등 다양한 대심도 인프라 공사를 통해 축적한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공의 기계화와 기술 고도화를 이어가고 있다"며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도 안정적인 수행 역량을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