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직장 평가 플랫폼 글래스도어가 올해를 대표하는 단어로 '피로'(fatigue)를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 직장인들이 겪은 한 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선택이었습니다.
글래스도어는 지난 10일(현지 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자사 플랫폼에서 '피로'라는 표현의 사용 빈도가 작년 대비 41%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회사가 올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8%가 "뉴스에 나오는 사건들이 직장에서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답한 결과와도 일맥상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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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의 피로감을 증폭시킨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정치적 변화였습니다. 올해 '취임'이라는 단어의 사용 빈도는 875% 급증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비롯해 한국, 독일, 캐나다, 일본 등 전 세계 각국에서 선거를 통한 정치 지도자 교체가 이어졌습니다.
경제적 불안정성도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를 가중시켰습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사용 빈도는 작년 대비 300%를 넘어섰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 역시 직장인들에게 부담을 안겼습니다. '어젠틱'(agentic)이라는 용어의 사용 빈도는 최근 1년간 2244% 폭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지시 이행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를 뜻하는 '어젠틱 AI' 개념이 확산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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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도어 수석 경제분석가 대니얼 자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근로자들은 현재 취업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다"며 "채용 부진, 제한된 경력 성장, 정체된 임금 상승 등으로 현 상황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글래스도어는 "올해 직장인들은 긴장 상태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다음 뉴스, 기술 변화, 경제적 급변에 대한 걱정이 계속됐고, 정치적 중요성, 정리해고 공포, 경제적 우려, AI로 인한 급변이 가속화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노동자들의 상황을 '연료탱크가 비었는데 달리는 것'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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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옥스퍼드 랭귀지스는 올해의 단어로 '분노 미끼'(rage bait)를 선정했습니다.
온라인 조회 수 증가를 목적으로 분노나 짜증을 유발하는 콘텐츠를 의미하는 이 표현의 사용 빈도는 올해 3배 늘었습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AI로 제작된 저품질 콘텐츠의 범람을 뜻하는 '슬롭'(Slop)을 올해의 단어로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