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클라호마에서 2세 여아가 영양실조 상태 개에게 물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부모가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와 피플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오클라호마시티의 한 주택에서 록린 로즈 맥과이어(2세)가 반려견의 공격을 받아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은 당일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에서 동물 공격으로 추정되는 심각한 부상 흔적을 입은 채 사망한 록린을 보게 됐습니다.
반려견에 물려 사망한 록린 로즈 맥과이어 / X 갈무리
해당 주택에서는 록린을 공격한 개를 포함해 총 4마리의 개가 구조됐는데요. 이 중 3마리는 영양실조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오클라호마시티 경찰서 딜런 쿼크 경사는 "수사 결과 피해 아동이 상당한 시간 동안 해당 동물과 같은 공간에 방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피해 아동의 부모인 조던 맥과이어(34세)와 다르시 램버트(24세)는 당초 2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으나, 검찰이 사건의 심각성을 재검토한 후 1급 살인 혐의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동시에 검찰은 이들에게 동물 학대 혐의도 추가로 적용했습니다.
검찰은 "램버트와 맥과이어가 심각한 위험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하고 영양실조 상태인 개와 아이를 함께 두는 것을 허용하는 등 악의적으로 보호 의무를 방기했다"고 기소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
수사 당국은 피해 아동이 이전에도 같은 개에게 공격당해 중상을 입었던 정황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두 피고인은 1급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현재 보석금 100만 달러(한화 약 14억 7750만 원)가 책정된 상태로 구금돼 있습니다.
두 사람의 혐의 인정 여부나 변호인 선임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록린의 친척들은 장례 비용 마련을 위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고펀드미'에 모금 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친척들은 "록린은 순수한 빛 그 자체였다. 호기심이 많고 다정하며 기쁨으로 가득 찬 아이였다"며 "그녀의 미소는 가장 힘든 날조차 밝게 만들 수 있었다. 깊이 사랑했고, 깊이 사랑받았다. 이렇게 가슴 아프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그녀를 잃어 가족 모두 큰 슬픔에 잠겼다"고 추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