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시드니 총격범 '맨몸 제압'한 시민 영웅, 총상 입었다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서 용감하게 총격범을 제압한 시민이 총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14일 오후 6시45분경 시드니 동부 본다이 해변에서 유대인 행사가 진행되던 중, 무장한 남성 2명이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시민이 총격범 중 한 명을 직접 제압하는 용감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온라인에 확산된 영상을 보면, 큰 나무 아래에서 장총을 들고 사격하던 총격범을 차량 뒤에 숨어 지켜보던 남성이 갑자기 뛰어나와 덮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SNS 캡처SNS 캡처



이 남성은 총격범의 뒤에서 목을 감싸 안은 후 총기를 빼앗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황한 총격범은 뒤로 넘어졌고, 총기를 빼앗긴 채 뒷걸음질치며 공범이 있는 다리 쪽으로 도망쳤습니다.


폭스뉴스와 뉴스닷컴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시드니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43세 아흐마드 알 아흐메드로 확인되었습니다.


그의 사촌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흐마드가 팔과 어깨에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아흐마드가 총격범을 제압하는 순간 다리 위에 있던 공범이 그를 향해 총을 발사했던 겁니다.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NSW) 주 총리는 아흐마드에 대해 "진정한 영웅이며 그의 용감한 행동 덕분에 오늘 밤 많은 사람이 살아남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반유대주의 방치를 이유로 호주 정부를 비난했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그에 대해서는 "알고 보니 용감한 무슬림 남성이었다.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그는 테러범 중 한 명이 무고한 유대인을 살해하는 것을 막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번 총기 난사 사건으로 어린이 1명을 포함해 16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는 현재 40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건의 용의자 2명 중 1명은 경찰에 의해 사살됐고, 다른 1명은 검거됐으나 중상을 입은 상태입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경찰은 이들이 50세 아버지와 24세 아들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번 사건을 유대인 공동체를 고의로 겨냥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자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시드니대한민국총영사관은 "NSW 주 경찰은 용의자들을 제압하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으나, 사건 수사와 감식을 위해 본다이 비치와 캠벨 퍼레이드(Campbell Parade) 일대를 전면 폐쇄하고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시드니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에게 "추가적인 위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해당 지역 방문을 삼가달라"며 "당분간 종교 시설, 쇼핑몰, 관광지 등 불특정 다수가 운집하는 장소 방문 시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 특히, 유대인 관련 종교행사나 문화행사 등에 참석하시는 것을 삼가시기를 당부드린다"고 안내했습니다.


1.jpg상황 수습 중인 현지 경찰 / Gettyimages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