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눈 찢는 사진 올렸다가... 미스 핀란드, 인종차별 논란에 왕관 박탈

핀란드 미인대회 조직위원회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미스 핀란드의 왕관을 박탈하고 새로운 대표를 선정했습니다.


미스 핀란드 조직위원회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사라 자프체(22)의 미스 핀란드 타이틀을 회수하고, 2위였던 타라 레흐토넨(25)을 새로운 미스 핀란드로 임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조직위는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인종차별은 어떤 형태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자프체는 지난달 말 자신의 SNS에 눈꼬리를 손가락으로 당기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게시하면서 "중국인과 함께 식사 중"이라는 핀란드어 자막을 달아 동아시아인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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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후 "두통으로 관자놀이를 문지른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의 비난은 계속됐습니다.


논란이 더욱 확산된 계기는 이른바 '핀에어 비즈니스석 영상'이었습니다. 자프체는 해당 영상에서 "사람들은 혐오를 퍼붓지만 나는 비즈니스석에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오만하다는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해당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자프체는 12월 8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줬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앞으로는 어떤 게시물이라도 열 번 생각하고 올리겠다"며 당분간 SNS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조직위는 내부 논의를 거쳐 "대회 가치인 존중·평등·책임의 원칙을 위반했다"며 11일부로 자프체의 자격 박탈을 최종 확정했습니다.


핀란드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프체는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직후 박탈 통보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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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핀란드 조직위 대표 수네바 쇠그렌은 "이번 결정은 가볍지 않았지만 불가피했다"며 "대회를 대표하는 사람은 그에 맞는 행동과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자프체는 왕관뿐만 아니라 1년간 제공되는 모든 공식 지원과 홍보대사 자격을 상실했습니다. 미스 핀란드 우승자는 일반적으로 조직위와 연간 계약을 맺고 현금 상금 및 연간 활동비, 숙소와 차량 지원, 화장품·패션 브랜드 후원, 방송·광고·행사 출연 기회, 미디어 교육 및 국제행사 참여 등 다양한 혜택을 받습니다.


새로운 미스 핀란드로 선정된 타라 레흐토넨은 "연초가 아닌 해 중반의 비전통적 시작이지만 주어진 기회를 책임으로 바꾸겠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두 사람은 행사장에서 포옹하며 짧은 인사를 나눴고, 레흐토넨은 "SNS는 중립적으로 사용하며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핀란드 언론은 "재임 중 왕관이 교체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라며 "국내외에서 논란이 커진 만큼 '국가 대표의 자리'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보도했습니다.


쇠그렌 대표는 "사라 역시 성장할 기회를 얻길 바란다"며 "이번 결정을 통해 대회가 추구하는 가치가 공허한 구호가 아님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