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1일(목)

트럼프 "정말 귀엽다" 한마디에 '초소형 전기차' 미국 진출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의 초소형 경차를 극찬한 직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스텔란티스가 초소형 전기차의 미국 진출을 공식 발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 내 경차 규제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동안 대형차 위주였던 미국 자동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됩니다.


8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올리비에 프랑수아 피아트 CEO는 피아트의 초소형 전기차 '토폴리노'를 미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랑수아 CEO는 "토폴리노를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며, 자세한 내용은 내년에 추가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아트의 ‘토폴리노’. 피아트피아트의 ‘토폴리노’ / 피아트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스텔란티스 CEO 안토니오 피로사, 미국 의원,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일본 경차를 높이 평가한 직후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차는) 크기가 아주 작고 정말 귀엽다"며 "이 차들을 미국에서도 만들면 어떻겠냐고 관계자들에게 물었더니 모두 '좋을 것'이라고 답하면서, 실제로는 그런 차를 만들 수 없도록 돼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숀 더피 교통부 장관에게 "초소형 차량이 미국에서 생산·운행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소형차 가격 상승과 전기차 부담 증가로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더 싸고 작고 실용적인 차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됩니다.


스텔란티스 측은 이번 발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스텔란티스 대변인은 "피아트의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무관하다"며 "오토쇼 등 미국 각종 행사에서 토폴리노에 대한 현지 소비자 반응을 지속적으로 살펴온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토폴리노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생쥐'라는 뜻으로, 자동차가 아닌 '전기 사륜차(쿼드리사이클)'로 분류되는 2인용 차량입니다. 좌석과 문이 2개씩 있으며, 최고 시속은 약 45㎞/h(28마일)에 불과합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75㎞ 미만이며, 생산지는 모로코입니다.


도심 근거리 이동용으로 설계된 토폴리노는 차량 크기와 기능이 매우 단순하며, 유럽에서 MZ세대와 초보 운전자용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미국은 '대형차 천국'으로 불릴 만큼 소형차가 부진한 시장입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한 차례 소형차 도입이 시도됐으나, 그마저도 몇 년을 버티지 못했습니다.


피아트는 2011년 해치백 '500'으로 미국에 재진입해 2012년 4만 3772대를 판매하며 반짝 성공을 거뒀지만, 2023년에는 연간 판매량이 약 1500대로 급감했습니다.


최근 전기차 가격 상승, 보험료 급등, 생활비 압박 등으로 미국에서도 "작은 차·싼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토폴리노가 새로운 틈새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