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에 따르면, 2013년 12월 분리 운영되어 온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의 고속철도 서비스가 2026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통합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사업인 고속철도 통합은 좌석 부족 문제와 안전성 개선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10년 가까운 경쟁 체제의 편익과 비효율을 비교했을 때 통합에 따른 효율 증대 효과가 더 크다는 정책적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통합 1단계로 내년 3월부터 수서역에서 KTX-1 열차 운행이 시작됩니다. 955석(20량) 규모의 KTX-1은 기존 SRT 410석(10량)보다 2배 이상 많은 좌석을 제공해 '예매 전쟁'으로 불리던 수서발 고속철도의 좌석 공급 부족 문제를 완화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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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시스템 개선도 동시에 진행됩니다. 코레일톡(KTX) 앱과 SRT 앱 모두에서 인근 역을 통합 검색할 수 있도록 개편하여, 서울 검색 시 서울역·용산역·수서역이 한 번에 조회되는 방식으로 변경됩니다.
내년 6월부터는 KTX와 SRT 차량의 복합 연결 운행이 시범 도입됩니다. 기존 '서울→부산→서울→부산' 단순 운행에서 '서울→부산→수서→포항→서울' 등 다양한 노선으로 유연한 운영이 가능해집니다. 이를 통해 차량운용률 향상과 좌석 공급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내년 말까지는 하나의 앱으로 KTX와 SRT의 결제 및 발권이 가능한 통합 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입니다. 또한 SRT에서 코레일 일반열차(ITX-마음 등)로 환승 시 요금 할인과 KTX-SRT 간 열차 변경 시 취소 수수료 면제 혜택도 도입됩니다.
코레일은 완전 통합 후 하루 총 1만6000석 가량의 좌석 공급 증가를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KTX 20만석, SRT 5만5000석을 합친 25만5000석에서 약 6% 증가하는 규모입니다. 코레일은 통합으로 인한 중복 비용 절감을 통해 KTX 운임 10% 할인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국토부는 전했습니다.
기관 통합은 내년 말을 목표로 추진됩니다. 국토부는 통합 기본계획 수립과 조직·인사·재무 설계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노사정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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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국토부 내 '고속철도 통합추진단'을 설치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 등 법정절차를 이행합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고속철도 통합은 흡수통합이 아니라 한국의 철도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SR 직원의 불이익이 없도록 각별히 챙길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진환 국장은 "SR 측은 서비스 등 운영 통합에는 적극 협조할 방침이지만 일방적인 흡수통합에는 부정적 입장"이라며 "단순히 코레일, KTX로만 합쳐지는 것이 아니라 제3의 사명, 브랜드 사용 여부 등을 두고 양 기관 사이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통합으로 SRT가 2016년 12월 운행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고속철도가 다시 하나로 합쳐지게 되어, 철도 경쟁 체제는 막을 내리고 독점 구조로 전환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