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교통사고로 45년간 기억을 잃었던 남성이 두 번째 머리 부상을 계기로 과거를 되찾아 가족과 극적으로 재회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인도 매체 힌두스탄 타임스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61세인 리키는 1980년 16세 소년이었을 때 여행 도중 발생한 심각한 교통사고로 머리에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 사고는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사고 후 리키는 자신의 이름과 정체성을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하리아난주의 호텔에서 근무했던 그는 기억상실 이후 뭄바이로 거처를 옮겨 다양한 일자리를 전전하며 힘겹게 살아갔습니다.
머리를 다쳐 기억을 잃었다가 수십년 만에 머리를 또 다치면서 기억을 되찾은 인도 남성 리키(오른쪽) / NDTV
가족들은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고, 그의 부모는 아들의 소식을 듣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만난 친구들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그에게 '라비 초우드리'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이후 리키는 마하라슈트라주 난데드의 한 대학에서 일자리를 구해 정착했고, 현재의 아내와 결혼해 두 딸과 한 아들을 두며 새로운 가정을 꾸렸습니다.
그런데 몇 달 전 리키가 다시 머리에 부상을 당한 후 놀라운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나디 마을의 망고나무, 좁은 골목길, 사타운 지역의 어느 집 마당 등 희미한 장면들이 꿈속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리키는 직감적으로 이것이 단순한 꿈이 아닌 과거의 기억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대학생의 도움을 받아 인터넷으로 나디 마을과 사타운을 검색하던 중 한 카페의 전화번호를 발견했고, 루드라 프라카시라는 인물과 통화하게 됐습니다.
잃었던 기억을 되찾아 45년 만에 가족과 재회한 리키 람(가운데) / 메트로 바르타
이 과정에서 리키의 사연이 그의 고향 마을에 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친척인 초베이가 그를 알아보게 됐고, 45년 만에 가족들과의 감동적인 재회가 이뤄졌습니다.
지난달 15일 고향인 나디 마을로 돌아온 리키를 마을 주민들은 열렬히 환영했습니다. 아디트야 샤르마 박사는 "부상 이후 기억이 되돌아오는 이런 사례는 의학계에 매우 드물게 보고되고 있으며, 정확한 메커니즘은 의학적 연구를 통해서만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