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촉발된 한일 외교 갈등이 일본 관광산업에 직격탄을 가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일본 방문 자제 권고 이후 중국인 관광객 급감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일본 관광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3일 일본 숙박시설 예약 플랫폼 트리플라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1~27일 일주일간 중국발 호텔 예약 건수가 중국 정부의 방일 자제령 발표 이전인 같은 달 6~12일과 비교해 약 57%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중에서도 오사카와 교토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 지역의 피해가 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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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관광국은 지난달 27일 관내 호텔 약 20곳의 12월 말까지 중국인 숙박 예약이 50~70% 취소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교토시 관광협회 역시 "일부 숙박시설에서 예약 취소가 발생하고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항공편 운항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간사이국제공항을 운영하는 간사이에어포트는 "간사이공항과 중국 간 연결 항공편이 12월 둘째 주 약 34% 감편됐다"며 "내년 1분기에도 평균 약 28%의 감편이 전망된다"고 밝혔습니다.
항공·여행업계 전문가는 "영향은 봄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정상화까지는 반년에서 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크루즈 관광 부문도 타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시와 중국 푸젠성을 연결하는 중국 크루즈선은 지난달 20일 예정됐던 기항을 보류했으며, 중국 상하이발 크루즈선도 오는 20일 오키나와현 나하시 기항을 취소한 상태입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대만 유사시'가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 근거가 되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 GettyimagesKorea
이 발언에 대해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가 다카이치 총리의 참수를 언급하는 극언을 하는 등 중국 내 반발이 격화됐습니다.
지난달 중순 중국 외교부를 비롯한 여러 부처가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과 유학 자제를 권고한 이후, 중국발 일본행 항공편 운항 취소와 중국인 관광객들의 일본 여행 예약 대량 취소 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들 관광객들은 주변 국가로 여행 목적지를 변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온라인 여행플랫폼 취날의 국제선 항공권 예약 현황을 보면, 한국이 지난달 15∼16일 인기 여행지 1위에 올랐습니다. 이어 태국,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현재까지는 호텔 숙박료 하락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아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지역 경제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