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필리핀의 '500원짜리 치킨' 파그파그의 충격적인 제조 과정... 쓰레기 찌꺼기 튀겨 팔아

필리핀 빈민가의 극빈층들이 생존을 위해 먹고 있는 '파그파그(중고 치킨)'이 중국 인플루언서들의 체험 영상을 통해 전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버려진 음식 쓰레기를 재가공한 이 음식을 직접 먹어보는 영상들이 SNS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며 빈부격차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3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의 여행 인플루언서들이 필리핀 현지에서 파그파그를 체험하는 영상을 연이어 공개하면서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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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그파그는 필리핀어로 '먼지를 털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음식은 패스트푸드점이나 레스토랑에서 버려진 치킨 찌꺼기를 수거해 씻어낸 후 양념을 발라 기름에 다시 튀긴 것입니다. 필리핀의 극빈층에게는 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음식 문화는 1960년대 필리핀이 심각한 경제 위기와 대량 실업 사태를 겪던 시기에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일자리를 찾아 농촌에서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이 극도의 빈곤 속에서 생존을 위해 버려진 음식 찌꺼기를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 파그파그의 기원입니다.


파그파그 제조 과정은 체계적으로 이뤄집니다. 쓰레기 수거업자들이 새벽 시간대에 상대적으로 상태가 나은 음식 찌꺼기를 선별해 수집합니다.


이후 이들은 수집한 재료를 음식 판매업자들에게 넘깁니다. 판매업자들은 재료를 잘게 자르고 각종 양념으로 간을 맞춘 뒤 기름에 튀겨내어 20~30페소(약 500~750원)에 판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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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중심에는 65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중국 여행 인플루언서 '바오저우 브라더'가 있습니다. 그는 파그파그를 직접 먹어보는 영상을 공개하며 "맛 자체는 괜찮은 편이지만,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20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또 다른 중국 인플루언서 '스무 살인데 아직 스타벅스에 안 가본'도 지난달 28일 파그파그 체험 영상을 올렸습니다.


그는 영상에서 "현지인들은 정말 이걸 먹는다. 이 고기 조각 좀 봐라, 반만 남았다. 사막에서 10일 밤낮을 굶었다고 상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인플루언서는 현지 어린이들과 함께 파그파그를 나눠 먹으며 "이것이 세상의 불평등이다. 부자들이 쓰레기로 버린 것이 여기서는 보물이 된다"고 현실을 꼬집었습니다.


이러한 영상들은 중국 SNS에서 격렬한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 누리꾼은 "먹는 척만 하라. 진짜로 먹지는 마라"고 우려를 표했고, 다른 누리꾼은 "그만 먹어라. 보는 것조차 견딜 수 없다"며 충격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현실도 드러났습니다. 한 누리꾼은 "이것조차 최악은 아니다. 여기엔 이런 중고 치킨 한 상자도 살 수 없는 가정들이 아직 있다"며 "어떤 이들은 아이 생일 때만 한 상자를 산다. 그마저도 남은 뼈다귀를 다시 모아 더 가난한 사람들에게 팔기도 한다"고 더욱 극심한 빈곤 상황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