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항복 의사를 표시한 팔레스타인 남성 2명을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해 국제사회의 강한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27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다수 외신 보도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현지 언론들이 이날 해당 총격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X(구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이 영상에는 무장한 이스라엘군에게 포위된 건물에서 팔레스타인 남성 2명이 천천히 나오는 모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영상 속 남성들은 항복 의사를 나타내며 양손을 머리 위로 높이 들었고, 착용하고 있던 상의를 벗으려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이후 이들은 바닥에 엎드린 상태로 주변을 둘러싼 이스라엘 군인들의 명령에 따랐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이들에게 건물 내부로 다시 들어가라고 지시한 뒤 가까운 거리에서 총격을 가해 사살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이 건물에서 나온 팔레스타인 비무장 남성 2명을 포위한 모습 / X(옛 트위터)
이번 사건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이는 잔인한 즉결 처형에 해당한다"고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또한 "이스라엘군의 전쟁범죄"라고 비판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역시 "이스라엘이 지난달 휴전 합의 이후에도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집단 학살을 계속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반면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경찰은 공동 성명을 통해 반박했습니다. 이들은 "제닌 지역에서 보안군을 향해 폭발물을 투척하거나 총격을 가하는 등의 테러 행위에 연루된 용의자들을 체포하기 위한 작전을 진행 중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사살된 두 남성은 제닌의 테러 네트워크와 관련된 지명수배자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X에 게시글을 올려 "전투원들은 예상했던 대로 정확하게 행동했다"며 "테러리스트들은 죽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중동 지역의 긴장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발생한 것으로, 국제사회의 우려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