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홍콩 아파트 화재 사망자 94명으로 늘어... 77년 만에 최악의 화재 참사

홍콩 북부 신계 타이포 구역의 대형 아파트단지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자가 94명까지 늘어나며 홍콩 역사상 최악의 화재 참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1948년 176명이 숨진 홍콩 창고 화재 이후 77년 만에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화재 사고로, 건설업계의 안전 관리 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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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화재 원인으로 대나무 비계와 스티로폼 등 가연성 건축 자재를 지목하며 관련 업체 관계자들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앞서 지난 26일 오후 2시 51분께 홍콩 북부 신계 타이포 구역의 '웡 푹 코트' 아파트단지에서 시작된 화재는 순식간에 대형 참사로 번졌습니다.


총 8개 동으로 구성된 이 아파트단지는 각각 32층(로비 층 포함 31층) 규모로, 이 중 7개 동으로 불길이 확산되었습니다.


화재 발생 초기 4개 동은 약 10시간 만에 진화되었지만, 나머지 3개 동은 발생 후 만 하루가 지난 27일 저녁에야 진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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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부분의 불길은 잡힌 상태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상자 규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28일 기준 사망자는 94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이 중에는 화재 진압 과정에서 순직한 소방관 1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상자는 소방관 11명을 포함해 총 76명이며, 이 중 12명은 위독한 상태, 28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약 279명의 실종자가 있다는 점입니다. 홍콩 공영방송 RTHK는 소방 당국이 28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에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지만, 실종자 수를 고려할 때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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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재는 홍콩 역사상 최악의 화재 참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화재이며, 1948년 176명이 숨진 홍콩 창고 화재 이후 77년 만에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화재 사고입니다.


홍콩 당국은 화재 원인에 대해 구체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공사용 안전망으로 불이 번진 후, 건물 창에 붙어있던 스티로폼으로 옮겨져 화재가 대형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대나무 비계는 홍콩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온 건설용 임시 가설물로, 이번 사고를 통해 화재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었습니다.


사고의 책임을 묻기 위한 수사도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홍콩 경찰은 27일 새벽 2시께 건설사의 이사 2명과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1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화재 원인이 건설 과정에서의 안전 관리 소홀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당국의 판단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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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행정수반인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건설업계 전반의 안전 관리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는 "당국이 도시 전역의 대나무를 금속 비계로 단계적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전국 건물 시공업체 최대 100곳은 일주일 내에 방염 자재 사용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고 발표하여 즉각적인 안전 점검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는 유사한 화재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됩니다.


이번 화재 참사는 고밀도 주거 지역의 화재 안전 관리와 건설 자재의 안전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온 대나무 비계의 화재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홍콩 건설업계 전반의 안전 기준 강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