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70대 남성이 야생 버섯을 채취한 후 인공지능 판독 결과를 믿고 섭취했다가 중독 증상으로 응급실에 실려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21일 일본 M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에 거주하는 70대 남성 A씨는 지난 3일 나라현 시모키타야마무라의 산속에서 표고버섯과 유사한 외형의 버섯을 발견해 채취했습니다.
A씨는 처음에 식물원 등 전문 기관에 문의하려 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자, 휴대전화로 버섯 사진을 촬영한 뒤 AI 이미지 분석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AI는 해당 버섯을 "느타리 또는 표고로 먹을 수 있는 버섯"이라고 판정했습니다. A씨는 이 결과를 신뢰하고 버섯을 구워서 섭취했습니다.
일본인 남성이 먹은 '달빛버섯' / MBS 뉴스
하지만 버섯을 먹은 지 약 30분 후 A씨에게 심각한 구토 증상이 나타났고, 즉시 병원으로 응급 이송되었습니다. 이후 와카야마시가 실시한 정밀 검사에서 해당 버섯은 강한 중독성을 지닌 독버섯인 '달빛버섯'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달빛버섯은 느타리버섯이나 표고버섯과 외관이 매우 유사해 구별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름 아래쪽에 융기대가 존재하고, 버섯 살 내부에 검은 얼룩이 다수 분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와카야마시 관계자는 "AI나 도감 앱의 판정 결과는 참고 자료일 뿐"이라며 "정확한 식별이 불가능한 버섯은 채취하거나 섭취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것도 금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AI를 활용한 버섯 식별의 한계와 위험성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미국 소비자권익단체 '퍼블릭 시티즌'이 지난해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는 다양한 AI 기반 버섯 감별 애플리케이션을 검증한 결과, "독버섯을 식용 버섯으로 오분류하는 사례가 상당수 발견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독버섯인 광비늘주름버섯·담갈색송이·금빛송이 /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조사 대상 중 일부 앱들은 독버섯을 올바르게 식별하는 정확도가 50%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독성에 대한 경고 표시를 아예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버섯의 식용 가능 여부는 표면 색상, 단면 구조, 서식 환경 등 복합적인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판단할 수 있는데, AI는 단일 사진만으로는 이를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며 "AI를 최종 판단 기준으로 삼을 경우 중독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