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에게 "조용히 해, 돼지야"라고 막말을 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한 기자가 최근 공개된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이메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녀들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사망한 인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는 "나는 그것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 (혐의가 있었다면) 그들이 진작에 발표했을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기자가 발언권을 얻은 후에도 해당 기자가 영상 밖에서 "파일에 유죄가 될 만한 내용이 없다면, 왜 조치를 취하지 않았나?"라고 재차 질문하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몸을 숙여 그 기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조용히 해, 조용히 해 돼지야(Quiet, quiet piggy)"라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1월 14일 워싱턴 DC에서 웨스트팜비치 국제공항으로 비행하는 동안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언론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모욕을 당한 기자는 블룸버그 통신 백악관 특파원인 캐서린 루시로 알려졌습니다.
블룸버그는 루시 기자가 당사자인지 직접 확인해주지는 않았지만, 성명을 통해 "공익에 관한 문제를 공정하고 정확하게 보도하는 데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악관 측은 성명에서 "이 기자는 기내에서 동료들에게 부적절하고 비전문적인 방식으로 행동했다. 비난을 할 때는 비난을 받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적대적 태도가 다시 한번 드러난 사례로 평가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담 중 '엡스타인 파일' 공개 이유를 질문한 ABC 뉴스 메리 브루스 기자에게 "끔찍한 사람이자 끔찍한 기자"라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또한 브루스 기자가 지난 2018년 사우디 정권에 의해 살해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에 대해 질문하자 "당신의 회사를 혐오한다. 당신의 엉터리 회사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가해자 중 하나다. 면허를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