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둘러싸고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위대의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에 대해 중국은 극단적인 위협성 표현까지 동원하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향해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해서는 안 된다"며 "불장난을 하는 자는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린 대변인은 "중국이 엄정한 교섭과 강력한 항의를 표한 후에도 다카이치 총리는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철회를 거부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즉시 악성 발언을 철회하지 않으면 모든 후과는 반드시 일본이 지게 될 것"이라며 일본 측에 발언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 GettyimagesKorea

논란의 발단은 지난 7일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 발언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의 침공 등을 의미하는 '대만 유사시'가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인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현직 총리가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처음으로, 중국의 분개와 일본 야당의 우려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다카이치 총리는 이후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적 발언"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발언을 취소하거나 철회하지는 않았습니다.

중국의 반발은 군사적 대응 의지까지 드러내는 수준으로 격화되고 있습니다. 린 대변인은 "일본이 감히 대만해협 정세에 무력으로 개입해 침략행위를 구성한다면, 중국은 정면으로 거세게 공격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한 "우리는 자위권을 단호히 행사해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굳게 수호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들의 노골적인 비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국중앙TV(CCTV) 계열 SNS 계정 '위위안탄톈'은 전날 다카이치 총리를 향해 '멍청하다'는 의미로 "당나귀에게 머리를 걷어차였냐"는 욕설에 가까운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더욱 극단적인 사례도 있었습니다.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지난 8일 엑스(X)에 다카이치 총리를 겨냥해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극단적 위협이 담긴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쉐 총영사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장관은 12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서 취재진에게 "쉐 총영사는 지금까지 여러 부적절한 주장을 했고 이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