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생성형 AI 기업들이 인도 시장을 겨냥한 1년 무료 서비스 경쟁을 본격화하며 세계 최대 인구 국가에서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습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BBC와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이달 4일부터 인도 사용자를 대상으로 저가형 모델 '챗GPT Go'의 1년 무료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기존 연 399루피(한화 약 6,590원)에 판매되던 유료 상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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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Go는 기본 무료 버전과 비교해 메시지 전송량이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미지 생성 기능과 향상된 응답 속도를 제공합니다. 오픈AI는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상위 요금제로 업그레이드해 사용 한도를 추가로 확장할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구글 역시 인도 최대 통신업체인 릴라이언스 지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제미나이 AI를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AI 검색 전문기업 퍼플렉시티는 인도 제2위 이동통신사 바르티 에어텔과 협력해 프리미엄 플랜을 1년간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무료 서비스 경쟁을 장기적인 AI 시장 지배력 확보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타룬 파탁 애널리스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는 9억 명 이상의 인터넷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24세 미만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일상생활을 영위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무료 사용자 중 단 5%만 유료로 전환해도 상당한 규모"라고 덧붙였습니다.
OpenAI
오픈AI는 올해 8월 챗GPT Go 출시 이후 인도에서 유료 구독자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챗GPT Go가 약 90개국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한 상황에서도 인도를 핵심 타겟 시장으로 설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인도는 전 세계에서 데이터 요금이 가장 저렴한 국가 중 하나로, 데이터 소비량이 이미 글로벌 최상위 수준에 달합니다.
파탁 애널리스트는 "인도 사용자들에게 유료 전환을 요구하기 전에 이들을 생성형 AI 생태계에 완전히 몰입시키는 것이 기업들의 전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인구 규모가 비슷한 중국의 경우 정부 규제와 시장 진입 장벽으로 인해 해외 기업들의 접근이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인도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직접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거대한 실험 시장이자, 향후 AI 모델 고도화를 위한 핵심 학습 데이터 공급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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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델리 소재 기술 전문가 프라산토 로이는 BBC에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무료 서비스와 편의성 앞에서 개인 데이터를 쉽게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는 기업들의 데이터 수집 행위를 어떻게 규제할지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무료 AI 서비스 경쟁이 단순한 마케팅 전략을 넘어서 인도 데이터 선점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오픈AI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챗GPT Go는 현재 노르웨이, 폴란드, 캄보디아,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우간다 등 총 97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향후 서비스 대상 국가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