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아바타와 AI 모델이 각종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음악계에서는 인간 아티스트에게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최초의 AI 가수가 등장했습니다.
자니아 모네(Xania Monet)라는 이름의 이 AI 아티스트는 지난 1일(현지 시간) 빌보드 서브 차트인 R&B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1위에 오르며 한 음반 레이블과 300만 달러(한화 약 44억 원) 규모의 음반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미시시피 출신 시인이자 작곡가인 텔리샤 니키 존스(Telisha Nikki Jones)가 창조한 자니아 모네는 AI 음악 제작 플랫폼 수노(Suno)를 활용해 탄생했습니다.

존스의 가사와 시에 R&B 비트가 결합되어 생동감 있는 음악이 완성되는데요. 존스는 자니아를 자신의 분신으로 여기며, 자신의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가사와 시를 세상에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니아의 매니저 로멜 머피(Romel Murphy)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AI를 도구로 사용했고, 그것이 바로 AI가 만들어진 이유다. 예술성을 높이기 위해 AI를 활용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진짜 R&B 음악, 진실에 뿌리를 둔 음악, 진짜 가사, 그리고 자니아의 실제 경험과 삶의 교훈을 담은 음악을 만들었다. AI는 우리가 그 메시지에 생명을 불어넣고 세상에 전달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그 예술성과 메시지는 모두 인간에게서 나온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자니아의 대표곡 "How Was I Supposed to Know"는 틱톡에서 처음 화제가 되었고, 이후 다른 플랫폼으로 확산되면서 빌보드 R&B 차트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데뷔 후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자니아는 놀라운 활동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에서 44곡을 발표했고, 약 120만 명의 팔로워를 확보했으며, 다양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도 약 8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급속한 성장세는 음반사 할우드 미디어(Hallwood Media)의 관심을 끌었고, 회사는 자니아와 이를 창조한 존스를 300만 달러에 영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텔리샤 존스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기술과 접목하고 있을 뿐이다. AI는 우리가 살고 있는 새로운 시대라고 생각한다. 나는 AI를 도구로 여기고 활용하고 있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음악 업계 전체가 이러한 AI 활용에 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수들은 엄청난 속도로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이 등장하면서 자신들이 곧 단계적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트리밍 서비스와 음반사들이 인간 재능보다 AI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기울일 것이라는 걱정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 음악가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 제정 요구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진전은 없는 상황입니다.
존스는 자신이 가수가 아니며, 수노가 자신의 시를 음악적으로 표현해주기를 원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비판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는 단지 AI를 도구로 활용하고 있을 뿐이며, 이 프로젝트의 진정한 예술가는 바로 자신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