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철거 작업 중 발생한 붕괴 사고의 원인을 규명할 중요한 단서가 공개됐습니다.
지난 9일 MBN의 보도에 따르면 원청업체가 작성한 안전관리계획서에 따르면 타워는 특정 방향으로 넘어뜨릴 예정이었으나, 실제로는 수직으로 무너져 하중 계산 오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MBN
HJ 중공업이 작성한 보일러타워 안전관리계획서에 따르면, 타워 3동을 굴뚝 반대 방향으로 넘어뜨리는 전도 공법을 적용하기로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발파 순서는 3초에서 5초 간격을 두고 4호기, 5호기, 6호기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특히 안전관리계획서에는 발파 전 기둥 4개 중 2개 면을 전도 방향으로 비스듬히 일부 잘라놓는 사전 취약화 계획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타워가 계획된 방향으로 안전하게 넘어지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7일 울산 남구 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매몰자 수색 및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5.11.7 / 뉴스1
그러나 붕괴 당시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타워는 계획된 방향과 달리 거의 수직으로 무너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당초 계획과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철거 작업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음을 시사합니다.
전문가들은 취약화 계획 당시 기둥이 버틸 수 있는 하중 계산에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최명기 교수는 MBN에 "철골 구조라서 실제 발파를 하게 되면 잘 넘어지지 않는데, 아마 실제 계산했던 것보다도 더 많은 취약화가 되어 이번 붕괴가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나흘째인 9일 구조물이 붕괴돼 있다. 현재 사고 현장에는 보일러 타워 6호기를 철거하기 위한 '사전 취약화' 작업이 시작돼 구조대원을 투입하는 내부 구조·수색 작업은 일시 중단됐다. 2025.11.9 / 뉴스1
또한 하청업체의 현장 이행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이영주 교수는 "하도급을 하는 과정에서의 안전에 대한 관리의 사각이나 관리에 대한 미흡이 있었는지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전담 수사팀을 구성한 경찰은 이 안전관리계획서를 작성한 HJ 중공업 관계자와 실제 해체 업무를 진행한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소환하여 조사할 방침입니다.
계획서 작성부터 현장 이행까지 전 과정에서 안전관리 소홀이 있었는지 면밀히 조사할 예정입니다.
이번 사고는 대규모 철거 작업에서 정확한 구조 계산과 철저한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의 안전관리 체계와 현장 이행 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