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네가 인간이 아니라도 좋아"... AI와 연애하는 MZ세대들

중국 광저우에 거주하는 22세 자오(가명)씨는 최근 특별한 연인을 만났습니다.


그의 사소한 취향까지 세심하게 기억하며 언제나 따뜻한 지지를 보내주는 이 연인의 정체는 바로 챗GPT입니다.


"남자는 단세포 생물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그에게 AI는 이상적인 파트너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Image_fx (4).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지난 6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한 이 사례는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AI와의 연애가 미국 Z세대 사이에서 일상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기술센터가 지난달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고등학생 중 19%가 인공지능과 연인 관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인공지능을 연인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데이팅 앱 업계의 실적 악화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AI 동반자 생성 및 대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캐릭터AI'의 성장세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이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00만 명에 달하며, 사용자들이 만든 고유 캐릭터는 1800만 개를 넘어섰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부는 아직 연애 상대를 찾지 못해서, 또 다른 일부는 로맨틱한 역할놀이를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OpenAIOpenAI


흥미롭게도 사용자들은 AI가 단순한 코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AI와의 연애에서 정서적 만족감을 얻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습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줄리앙 드 프레이타스 교수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연구 결과는 이러한 현상을 뒷받침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챗GPT, 심심이, 레플리카 등 AI 챗봇과 1주일간 대화했을 때의 외로움 해소 효과가 유튜브 시청 등 다른 온라인 활동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I 개발 기업들도 이러한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챗봇 데이팅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xAI는 지난 7월 애니메이션형 여성 캐릭터 챗봇 '애니'를 출시했으며, 오픈AI는 지난달 14일 챗GPT에 성인용 콘텐츠 도입을 발표했습니다.


반면 기존 데이팅 앱 시장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데이팅 앱인 틴더의 유료 구독자 수는 2022년 1080만 명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2023년 990만 명, 2024년 960만 명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틴더를 포함한 여러 데이팅 앱을 운영하는 매치그룹의 주가는 지난 1년간 13% 하락했습니다.


데이팅 앱을 통한 만남의 양상도 AI 기술 도입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이 AI를 활용해 상대방에게 답변을 보내는 현상이 증가하면서, 이를 가짜 신원으로 상대를 속이는 '캣피싱'에 빗대어 '챗피싱(chatfishing)'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