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라오스서 '집라인' 체험하던 관광객 父子, 말벌떼 공격에 사망

라오스 북부 관광지에서 휴가를 보내던 미국인 아버지와 아들이 장수말벌떼의 집단 공격을 받아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6일(현지 시각) 영국 인디펜던트는 베트남 하이퐁 국제학교 교장 대니얼 오언(47)과 그의 아들 쿠퍼(15)가 지난 15일 라오스 북부 루앙프라방 인근 리조트에서 집라인 체험 중 장수말벌떼(Asian giant hornets)에게 습격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인사이트(좌) 교장 대니얼 오언, 장수말벌 / 인디펜던트, Pixabay


사고 당시 부자는 나무 위에서 하강하던 중이었으며, 수백 마리의 말벌이 일제히 공격해 온몸을 쏘였습니다.


현지 관계자는 "온몸이 붉은 반점으로 뒤덮일 정도로 수백 차례 쏘였다"며 "의료진도 그런 부상은 처음 봤다"고 증언했습니다.


현지 병원 의사 파놈싸이 파칸은 "두 사람 모두 의식은 있었지만, 100곳 넘게 벌에 쏘여 상태가 매우 위중했다"며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자는 응급차로 루앙프라방 주립병원에 긴급 이송됐으나 몇 시간 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사망한 대니얼 오언은 베트남 국제학교 캠퍼스 교장으로 재직하며 18년간 국제학교 교사로 활동했습니다. 그는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민스크 등 5개국 학교에서 제자들을 가르쳤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소속 학교는 SNS를 통해 "그의 따뜻한 리더십과 교육에 대한 헌신은 수많은 이들의 삶에 영향을 남겼다"며 "그와 그의 아들의 죽음에 우리 모두가 큰 슬픔에 잠겨있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오언의 동료 줄리야는 "그는 늘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따뜻한 사람이었고 훌륭한 교사였다"며 "그 아들 쿠퍼 역시 밝고 따뜻한 아이였다"고 회상했습니다.


한 제자는 "오언 선생님은 학비 걱정으로 대학 진학을 망설이던 내게 먼저 다가와 도와주신 분이었다. 두 사람을 잃었다는 사실을 아직도 믿기 어렵다"고 추모 글을 남겼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리조트 측은 "깊은 유감을 표하며 지역과 인근의 곤충을 포함한 동물을 포함해서 모든 시설 등에 있어 안전 절차를 전면 재점검 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뉴스1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동물 전문가는 장수말벌이 '살인벌(murder hornet)'로도 불리며 세계 최대 크기의 말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는 "강력한 독성 단백질 '마스토파란'을 분비해 사람을 공격할 경우 치명적 쇼크를 일으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며 "매년 스페인, 일본, 중국 등지에서도 수십 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최근 유럽에서도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장수말벌은 지난해 미국에서 퇴치가 완료됐다고 미 농무부(USDA)가 발표했지만, 동남아 지역에서는 여전히 인명 피해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라오스 주재 미국대사관은 이번 사고에 대해 "희생자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조 중"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