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역사상 첫 무슬림 시장으로 당선된 조란 맘다니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지난 4일(현지 시간) 가디언, PBS 등 외신에 따르면 맘다니는 뉴욕시장 선거 당선 확정 후 지지자들 앞에서 진행한 승리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그는 "트럼프, 당신이 보고 있다는 것을 안다. 네 단어만 말하겠다. 볼륨 크게 올려라!"라고 소리쳤습니다.
조란 맘다니 / GettyimagesKorea
맘다니는 "트럼프에게 배신당한 국가에 그를 어떻게 물리칠 수 있을지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그가 태어난 이 도시"라고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고향인 뉴욕에서 정면 대결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더욱 높였습니다. 맘다니는 "독재자를 가장 두렵게 만드는 방법은 그가 권력을 쌓을 수 있게 해준 조건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우리는 단지 트럼프만 멈추려는 것이 아니라 그다음도 멈추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뉴욕의 주택 문제와 관련해서도 트럼프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맘다니는 "우리는 나쁜 임대인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 도시의 트럼프들이 세입자를 착취하는 데 너무나 익숙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맘다니는 자신의 핵심 공약인 무상 보육, 무료 공영버스, 최저임금 인상 등의 재원 마련을 위한 부유층 증세 계획을 설명하면서도 트럼프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같은 억만장자를 탈세할 수 있게 한 부패 문화를 멈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란 맘다니 / GettyimagesKorea
이민 정책에 대해서도 트럼프 행정부와 정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맘다니는 "뉴욕은 앞으로도 이민자의 도시로 남을 것"이라며 "이민자들이 세우고 움직여왔으며, 오늘 밤부터 이민자가 이끄는 도시"라고 선언했습니다.
맘다니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직접적인 경고 메시지도 전달했습니다. 그는 "내가 하는 말을 들어라. 우리 중 누군가를 건드리려고 한다면 우리 모두를 상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맘다니는 내년 1월 1일 뉴욕시장으로 취임할 예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의 연설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에 "그래서 이제 시작이다!"라고 응답했습니다.
AP통신은 "맘다니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도전장을 던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응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 기간 중 맘다니의 돌풍에 대응해 그를 '미치광이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하며 낙선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또한 맘다니가 당선될 경우 연방 정부의 지원금을 줄이겠다고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맘다니의 뉴욕시장 임기 3년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발언권을 쥐고 있으며 공격적인 정치를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으로 맞붙는 능력을 시험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치 평론가 제임스 매튜는 "맘다니의 좌파 정치와 공약은 정치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라며 "정치적 스펙트럼의 반대편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할 효과적인 전략을 찾아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매튜는 "맘다니는 이제 민주당의 거물이 됐다"라며 "민주당은 싫든 좋든 맘다니의 성공을 받아들이고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