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APEC 파견 중 술판 벌인 경남경찰, 고등학생에 압수물 털린 그 경찰이었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지난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파견 중 음주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해당 경찰관이 이미 압수물 도난 사건으로 감찰 조사를 받고 있던 것으로 드러나 경찰 기강 해이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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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창원서부경찰서 소속 A 경찰관은 지난달 27일 APEC 정상회의 경호·경비 지원을 위해 경북 경주에 파견됐다가 동료 4명과 함께 숙소에서 음주 물의를 일으켜 복귀 조치됐습니다.


이들은 주류 반입이 금지된 기업 연수원 숙소에서 술을 마셨고, 일부는 구토까지 했지만 토사물을 치우지 않은 채 방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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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A 경찰관이 이미 지난 9월 발생한 압수물 도난 사건으로 감찰 조사를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는 점입니다. A 경찰관은 당시 압수물 관리 담당자로서 10대 오토바이 절도 피의자로부터 압수한 범죄 핵심 증거물인 오토바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같은 피의자에게 도난당하는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당시 A 경찰관은 압수물에 대한 일일 점검과 잠금장치 설치 등 기본적인 관리 지침을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토바이를 압수물 창고 밖에 잠금장치도 없이 방치해 두 차례나 도난을 당했지만, 경찰서는 이 사실을 2주가 지난 뒤에야 알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A 경찰관은 APEC 정상회의라는 중대한 국가 행사에 파견됐습니다. 창원서부경찰서는 "징계 요구 또는 처분 중인 상황에서만 파견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에 따라 예정대로 파견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감찰 조사를 받고 있던 경찰관을 중요한 국가 행사에 파견한 것에 대해 기강 해이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사이트김종철 경남경찰청장이 28일 경남 창원시 경남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남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2025.10.28 / 뉴스1


경남경찰청의 공직기강 문제는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집중 질타를 받았습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경남경찰청에서 올해 8개월 만에 경찰관 19명이 징계받았는데, 대부분 음주운전, 성폭력, 절도, 특수협박 등으로 중징계받았다"며 "국민을 앞장서 보호해야 할 경찰관이 오히려 이런 식으로 범죄를 저지른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종철 경남경찰청장은 국정감사에서 "많이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는 지난 9월 취임 당시 "기본과 원칙에 입각한 공정한 업무 처리"를 약속했지만, 취임 한 달여 만에 잇단 사건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습니다.


경남경찰청 감찰계는 현재 A 경찰관에 대해 압수물 부실 관리와 APEC 정상회의 음주 물의 등 2건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달 안에 감찰을 마무리하고 A 경찰관 등에 대한 징계 처분을 요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