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비용항공사 춘추항공이 기혼 여성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특별 채용을 실시하면서 항공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채용 과정에서 사용된 '항공 이모'라는 명칭이 성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중국 사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2일 중국 매체 차오 뉴스와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춘추항공이 25세에서 40세 사이의 기혼 여성 및 자녀가 있는 지원자를 대상으로 승무원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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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항공의 이번 채용 공고는 중국 항공업계의 관례를 뒤엎는 파격적인 시도로 평가됩니다.
중국 항공업계는 전통적으로 18세에서 25세 사이의 젊은 미혼 여성을 승무원으로 선호해왔기 때문입니다.
채용 조건을 살펴보면 지원자는 최소 학사 학위를 보유해야 하며, 키는 162㎝에서 174㎝ 사이여야 합니다.
고객 서비스 경험이 있는 지원자에게는 우대 혜택이 주어집니다.
춘추항공은 이번 채용을 통해 30~60명의 승무원을 선발할 예정이며, 근무지는 상하이와 중국 북서부 란저우로 정해졌습니다.
춘추항공 채용 담당자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혼 여성은 삶의 경험과 공감 능력이 풍부해 어린이와 노인 승객을 더 잘 돌볼 수 있다"고 채용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춘추항공 측은 이번 채용이 여성의 다양한 경력과 삶의 단계를 존중하는 인사 정책의 일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에서 여성의 법적 정년이 일반적으로 50세로 규정되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채용은 경력 단절을 겪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직업 기회를 제공한다는 긍정적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더우인
하지만 채용 과정에서 사용된 '항공 이모'라는 표현이 예상치 못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명칭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70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었습니다.
현지 누리꾼들은 "여성에게 무례한 호칭이다", "전통적인 가정주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며 강한 반발을 보였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춘추항공은 즉각 해명에 나섰습니다.
항공사 측은 "차별 의도는 없었다"며 "기혼 지원자를 구분하기 위한 명칭일 뿐이며, 업무, 급여, 승진 경로는 다른 승무원과 동일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항공 이모'라는 표현은 1990년대 중국 항공업계가 섬유공장에서 해고된 여성 노동자를 승무원으로 채용하면서 생겨난 용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기혼 여성 승무원들의 현장 경험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기혼 여성 승무원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신입 졸업자보다 강점이 있다. 육아와 노인 돌봄 경험이 있고, 팀 내에서 자연스럽게 언니 역할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춘추항공은 현재 88명의 '항공 이모'를 고용하고 있으며, 이 중 74%가 관리직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항공사는 고령 지원자에게 교육비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남성 기혼 승무원 채용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