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두 살 아들 앞에서 살해된 엄마... '나고야 주부 살해 사건' 범인 26년만에 잡았다

일본의 대표적인 장기 미제 사건인 '나고야 주부 살해 사건'의 범인이 26년 만에 붙잡혔습니다. 사건 해결의 핵심은 현장에 남겨진 혈흔과 피해자 남편의 26년간 이어진 집념이었습니다.


3일 NHK·TBS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일본 나고야시 미나토구에 거주하는 야스후쿠 쿠미코(69)가 살인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야스후쿠는 1999년 11월 13일 나고야시 니시구의 한 아파트에서 주부 타카바 나미코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나고야 주부 살해 사건' 피해자 타카바 나미코 / 일본 TBS'나고야 주부 살해 사건' 피해자 타카바 나미코 / 일본 TBS


당시 피해자는 거실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두 살배기 아들은 다치지 않았지만, 자녀가 보는 앞에서 모친이 잔혹하게 살해되어 지역사회가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피해자의 남편인 타카바 사토루씨는 당시 외출 중이었습니다. 경찰은 현장에 남겨진 혈흔을 분석해 가해자가 40~50대 여성이며, 키 160㎝, 신발 크기 240㎜, B형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피해자가 방문객이 오면 베란다를 통해 현관을 확인할 만큼 신중한 성격이었던 점을 고려해, 경찰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면식이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경찰은 사건 해결을 위해 10만명이 넘는 인력을 동원했고, 5000명 이상의 주변인을 심문했습니다. 하지만 26년간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경찰이 용의자 후보들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수사 선상에 오른 야스후쿠가 자수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습니다. 야스후쿠는 사토루씨의 고등학교 동창이었습니다. 


남편 사토루씨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언젠가 범인이 잡히면 현장 검증에 활용하고 싶어서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를 26년 동안 월세를 내며 그대로 보존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2025-11-04 11 24 31.jpg피해자 타카바 나미코와 아들과 남편 / 나고야TV 보도 화면


지금까지 사토루씨가 아파트 월세로 쓴 돈만 2000만엔(약 1억9000만원)이 넘습니다. 현재도 현관에는 범인의 것으로 지목된 혈흔과 발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토루씨는 장기 미제 사건 피해자 유족들과 함께 살인죄 공소 시효 폐지 운동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일본은 2010년 중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공식 폐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