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에 힘입어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 7.64%를 기록하며 아시아 경제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급증이 이러한 성장을 이끌고 있으며,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2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앞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만 통계청이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7.64% 증가했습니다. 이는 지난 8월 예상했던 2.91%를 크게 상회하는 깜짝 실적입니다. 통계청은 당초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까지 지속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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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경제는 지난 2분기에도 8%를 넘는 고성장을 달성했습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성장세 둔화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으나, 실제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통계청은 3분기 기준으로 2008년 이후 1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시아 주요국과 비교해도 대만의 성장률은 단연 돋보입니다.
3분기 기준으로 한국(1.7%), 홍콩(3.8%), 싱가포르(2.9%)를 크게 앞서며 아시아 '네 마리 용' 중 최고 수준을 달성했습니다.
대만 국책연구기관인 중화경제연구원(CIER)도 올해 대만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5%에서 5.45%로 대폭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러한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은 AI 산업 호황에 따른 수출 급증입니다. 대만 통계청은 "3분기에는 특히 외부 수요가 지난 17년 중 가장 높은 성장 기여도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3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5% 증가한 1694억달러(약 2420조원)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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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AI 컴퓨팅 관련 기술 제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AI 인프라와 대형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 급증이 이러한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반도체 수출 역시 크게 늘었으며, TSMC는 "미국 관세 불확실성에도 고객 주문 취소는 전혀 없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반도체 외에도 화학제품, 기초 금속, 광학기기, 기계장비 수출이 모두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유럽을 제외한 모든 주요 시장에서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말레이시아가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대만의 네 번째 수출 시장으로 부상했습니다.
차이메이나 대만 통계청장은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무역수지 개선도 눈에 띕니다.
대만의 10월 무역수지는 72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년 대비 15% 증가했습니다.
다만 선제 발주와 긴급 주문으로 인해 하반기 수출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3분기 수출 호조에는 미국이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 영향도 일부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차이 청장은 "산업 전반에서 선제 발주와 긴급 주문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며 "90일 관세 유예 기간 동안 기업들이 재고를 서둘러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 때문에 올해는 상반기 매출이 하반기를 웃돌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