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20~30대 청년층 사이에서 주식 투자 열기가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반년 사이 70% 넘게 치솟은 주가 상승세를 보며 많은 청년들이 마지막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조급함에 투자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3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35세 직장인 A씨는 지난 10월 중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었고, 빚으로 마련한 돈 1억원은 모두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막차라도 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투자 동기를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초기 자본이 적은 청년들이 빚을 내거나 적금을 해지해 투자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현재 코스피뿐만 아니라 금, 가상자산, 해외 주식 등 모든 자산군이 함께 상승하는 '에브리싱 랠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방위적 자산 가격 상승은 청년들에게 자산 격차를 메울 흔치 않은 기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28세 직장인 B씨는 "친구들 중에 내가 가장 늦게 주식을 시작했다. 안 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청년층 사이에서 주식 투자가 대세로 자리 잡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주가 상승 때 주식으로 큰돈을 번 친구들을 보면 나는 이미 뒤처졌다는 조바심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6월 발표한 '청년층 금융자산 특징과 실태 및 시사점'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청년층에서 주식·채권·펀드를 보유한 가구 비중이 거의 2배 증가했습니다. 동시에 청년층 가구 소득분위별 금융자산 규모 격차는 최근 더 벌어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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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금융 투자는 부동산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자산 증식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8년차 직장인인 C씨(28)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모은 1700만원의 주택청약통장을 해지하고 올해 4월 현금 2000만원으로 미국 주식에 투자해 현재 2배로 불린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C씨는 "청약을 오래 넣어 웬만하면 1순위지만, 살고 싶은 지역의 분양 공고를 보면 분양가가 7억~8억원부터다. 이게 맞나 싶어 통장을 깼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030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요구수익률이 높고 변동성이 큰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또한 김 연구위원은 "(부채를 일으키는) 레버리지 투자 등 위험성이 큰 상품에 투자하기보다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분산형 포트폴리오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비교적 안전하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