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길고양이의 혈액을 강제로 채취해 다른 반려동물에게 수혈용으로 판매하는 불법 행위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소후닷컴에 따르면 최근 한 블로거가 길고양이들의 피를 강제로 빼내 혈액은행에 판매하는 영상을 게시하면서 이른바 '혈묘(blood cat)'라 불리는 길고양이들의 참혹한 실상이 공개됐습니다.
Sohu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중국 법률에 반려동물 수혈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 이런 불법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길고양이 혈액을 이용한 불법 수익 창출 사례는 이전에도 발생한 바 있습니다. 2023년 광저우 웨이텍신 동물병원이 반려동물 혈액을 이용해 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이 언론에 폭로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이 병원의 전직 직원은 고양이와 개의 혈액을 채취해 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았으며, 이 혈액이 재판매됐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는 영상과 채팅 화면 캡처 등 관련 증거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건 발생 후 관련 부서가 신속하게 개입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2023년 9월 광저우시 바이윈구 농업농촌국은 행정처분통지서를 발표하며, 웨이텍신 용타이 지점이 동물의약품 검사 샘플 15개를 광저우 홍양생물기술에 제공해 14,400위안(한화 약 289만 원)의 이익을 취했지만 검역 신고를 하지 않았고 동물검역증명서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는 상품 가치의 30%에 해당하는 4,320위안(한화 약 87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이후 병원 측은 전 직원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를 제기하며 10만 위안(한화 약 2,006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2024년 2월 광저우시 바이윈구 법원은 1심에서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병원 측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현재 광저우에는 전담 동물혈액은행이 없는 상황입니다. 현지 매체 기자가 지역 동물 혈액 제품 제조업체 두 곳에 연락한 결과, 해당 제조업체들은 광저우에 동물 혈액은행이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광저우의 한 생명공학 회사 담당자는 "전혈 채취가 어렵고, 제조 과정이 복잡하며, 가격도 저렴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회사의 동물 혈액 제품은 과학 연구 실험에만 사용되며, 혈액은 전적으로 동물 농장에서 공급받는다고 밝혔습니다.
길고양이의 혈액 채취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담당자는 "길고양이의 혈액을 채취할 수 없다. 예방 접종을 받았는지, 전염병을 가지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게다가 길고양이를 잡는 것은 불법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현행법상 애완동물 혈액 수혈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 상업용 애완동물 혈액은행 부문은 법적 공백과 표준화된 혈액 채취 절차 부족 등의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광둥 궈딩 로펌의 허성틴 변호사는 반려동물 혈액 채취 및 사용의 전체 과정을 명확하게 정의하기 위해 업계 표준을 신속하게 개선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출처가 불분명한 이른바 "검은 피"가 담긴 봉지 하나하나가 불법적으로 채혈당한 길고양이들의 생명을 앗아갈 뿐만 아니라, 수혈받는 반려동물들에게도 숨겨진 건강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공혈견 / Jefferson Animal Hospital
이런 상황에 대응해 광저우 동물수의협회는 지난달 28일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제안'을 발표하며 시내 모든 동물수의기관에 출처가 불분명한 개와 고양이의 혈액 사용을 단호히 거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전혈 수혈 치료가 필요한 경우 반드시 '개와 고양이 전혈 수혈 기술 규격'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광저우의 여러 애완동물 병원에서는 혈액 매칭 및 혈액형 검사 비용이 일반적으로 380위안(한화 약 8만 원), 혈액 수혈 소모품 비용은 50위안(한화 약 1만 원), 혈장을 별도로 구매하는 가격은 밀리리터당 40위안(한화 약 8,000원)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동물병원 직원들은 자택 혈액 검사를 권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예방 접종을 완료하고 체중이 4kg 이상이며 심각한 질병 병력이 없는 반려동물을 우선적으로 헌혈 대상으로 삼되, 길고양이의 혈액은 절대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길고양이의 건강 상태는 알 수 없고, 알려지지 않은 혈액 기생충이나 기타 병원균을 보유하고 있어 수혈받는 반려동물에게 심각한 감염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