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국민연금, 올해 사상 최대 20% 수익률 달성... 10개월 만에 200조 벌었다

국민연금이 올해 사상 최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연기금 역사상 유례없는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국내 증시의 초강세에 힘입어 연간 누적 수익률이 20%를 훌쩍 넘어서면서 세계 주요 연기금 중에서도 압도적인 실적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지난 2일 한국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자산은 지난달 말 기준 1,4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작년 말 1,212조 원에서 불과 10개월 만에 200조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이는 단일 회계연도 기준 세계 연기금 역사상 유례없는 성과로 평가됩니다.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이번 수익률 급등의 주역은 국내 주식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의 급등으로 국내 주식 수익률이 60%를 넘어서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시기 수익률이 마이너스 0.87%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입니다.


해외 주식도 미국 기술주 중심의 상승 랠리 덕분에 20%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채권과 대체자산 부문에서도 견조한 성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채권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가격이 상승했고, 해외채권도 환차손 부담에도 불구하고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체 자산의 16.2%를 차지하는 대체투자 부문은 사모펀드, 인프라, 부동산 자산 모두에서 플러스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올해 20%대 수익률은 기준수익률을 1.0%포인트 앞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사상 최고 수익률 15.32%를 기록하고도 벤치마크보다 0.23%포인트 뒤처진 것을 고려하면, 올해 성과는 더욱 압도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통상 수익률이 벤치마크를 0.3~0.4%포인트만 앞서도 우수한 성과로 평가되는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거둔 것입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글로벌 주요 연기금과 비교해도 국민연금의 성과는 독보적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 일본공적연금 등 주요 연기금의 최근 10년간 연간 수익률은 6~9%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성과가 좋았던 지난해에도 주요 연기금 수익률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 14.2%, 일본공적연금 14.2%, 노르웨이 국부펀드 13.1%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들 해외 연기금은 한국 증시에 거의 투자하지 않는 데다 올해 미국 증시 상승세가 작년만 못한 상황입니다.


국민연금 운용자산은 글로벌 연기금 가운데 일본공적연금, 노르웨이 국부펀드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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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3년 연속 수익률 신기록 행진은 장기 평균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구조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지난 20년간 운용 수익률은 6.27%입니다. 올해 연간 수익률을 보수적으로 20%로 가정할 경우 20년 평균 수익률은 6.99%까지 상승합니다.


단 1년의 초과 수익률로 20년 평균이 0.7%포인트 가까이 높아지는 셈입니다.


중기 수익률이 높아질수록 기금 고갈 시점도 늦춰집니다. 보건복지부가 제5차 재정추계의 가정 수익률 4.5%를 적용해 추정한 기금 소진 시점은 2057년이었습니다. 하지만 운용수익률을 6.5% 유지하면 기금 소진 시점이 2090년까지로 33년 늦춰진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주목할 점은 국민연금이 사상 처음으로 총자산의 절반 이상을 주식에 투자했다는 사실입니다. 올해 6월 말 기준 총 1269조원의 적립금 중 주식에 투자된 금액은 635조원으로 전체 자산의 50.1%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국민연금 기금 역사상 처음으로 주식 비중이 50%를 넘어선 기록입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변화가 더욱 뚜렷합니다. 2015년 말 국민연금의 자산 구성은 채권이 56.6%로 절반 이상이었고, 주식은 32.2%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10년 만에 상황은 정반대가 됐습니다.


2024년 6월 현재 채권 비중은 33.0%까지 낮아졌고, 그 자리를 주식이 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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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식 투자의 무게중심이 해외로 향하고 있습니다. 전체 주식 비중 50.1% 중 국내 주식은 14.9%인 189조 원이지만, 해외 주식은 35.2%인 446조 원으로 두 배가 넘습니다. 이는 위험 분산과 함께 국내 시장에 대한 과잉 영향력을 해소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연말까지 코스피지수 상승 랠리가 지속되면 올해 수익률이 25%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올해 기금 운용으로 벌어들인 200조 원 넘는 수익은 올해 가입자 납부액 약 62조 원의 세 배를 넘는 규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