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태안 앞바다서 또 기름 유출... 5000ℓ 실은 예인선 침몰에 '악몽 재현' 우려

충남 태안군 앞바다에서 5000ℓ의 기름을 싣고 가던 선박이 침몰하면서 2007년 '허베이스피리트호 유조선 유출 사고'의 악몽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30일 태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3분께 태안군 목개도 북서방 2㎞ 해상에서 154t급 예인선 A호가 암초에 부딪혀 침수됐습니다. 


해경은 즉시 경비함정과 구조정을 투입해 승선원 4명을 모두 구조했으며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침몰된 사고선박 모습. 태안해경 제공침몰된 사고선박 모습 / 태안해경


문제는 A호가 벙커A유 3000ℓ와 경유 2000ℓ 등 총 5000ℓ의 기름을 실은 채 침몰했다는 점입니다. 현재 일부 기름이 해상으로 퍼지며 오염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태안해경은 즉시 방제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태안군청, 군부대, 해양환경공단 등 유관기관과 합동 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해경 관계자는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유속이 느린 소조기 안에 방제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과 침몰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사고로 2007년 12월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원유 유출 사고'가 다시 회자되고 있습니다. 당시 삼성중공업 해상크레인 예인선단과 홍콩 선적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가 충돌하며 유조선에 실린 원유 1만 2547㎘가 유출돼 태안 앞바다가 순식간에 검게 변했습니다.


사고 이튿날에는 태안 원북면과 소원면 해안이 기름으로 뒤덮였고, 태안읍 시내까지 역한 냄새가 퍼졌습니다. 


방제 작업 중인 태안해경. 해경 제공방제 작업 중인 태안해경 / 태안해경


충남도와 정부는 즉각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특별재난지역'으로 격상했으며, 전국에서 모인 자원봉사자 123만여 명이 혹한 속에서도 맨손으로 기름을 닦아내며 태안을 복구했습니다.


이들의 헌신은 IMF 금모으기 운동에 이은 국민적 연대의 상징으로 남았고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념물'은 2022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등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