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조만간 얼굴 보자고 했는데"... 런던베이글뮤지엄 사망 직원 동창의 먹먹한 호소

MZ 핫플레이스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과로로 숨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고인의 지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업체 측의 사과와 경위 조사를 요구하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런던베이글뮤지엄 20대 과로사 지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 A씨는 고인과 같은 중, 고등학교를 나온 동창이라고 밝히며 사망 2~3주 전 고인과 마지막 통화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Instagram 'london.bagel.museum'


A씨는 "그때 당시에 통화를 하면서도 요즘 일이 많다는 얘기도 잠깐 했다"며 "대수롭지 않게 힘내서 열심히 일하고 조만간 친구들끼리 얼굴 보자는 얘기로 통화를 끊었던 게 후회가 된다"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이어 "고인은 중, 고등학교 때 운동도 잘하고 체격도 좋은 친구였다. 성인이 되어서도 헬스도 꾸준히 하고 체력도 좋았으며, 성격도 밝고 주변 사람들이 좋아했던 게 기억이 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그는 "평상시 지병도 없었고 20대란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떠났다는 게 3달이 지났지만 믿어지지 않는다"며 "조속히 런던베이글뮤지엄 측에서 확실한 경위 조사 및 사과가 있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적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A씨는 댓글을 통해 "고등학생 때도 주변에서 다들 성실하다는 얘기 많이 했고 성인이 되어서도 아르바이트하는 곳 놀러 가면 사장님들이 일 열심히 하고 책임감 있다고 칭찬도 자주 해주셨다"라고 전했습니다.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직 너무나 어린 친구인데 진짜 안타깝다", "이런 일로 친구를 잃었으니 어떤 마음일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업체 측의 빠른 경위 조사와 사과가 있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인사이트에펨코리아


이번 사건은 매일노동뉴스를 통해 처음 알려졌습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 주임이던 정효원 씨(27)는 지난 7월 16일 회사 숙소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함께 살던 동료들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지만,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습니다.


유족 측은 고인이 사망 직전 일주일 동안 79시간 35분간 근무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일정표를 근거로 제시하며, 사망 하루 전에도 오전 8시 58분에 출근해 자정 가까운 시간에 퇴근했다고 밝혔습니다. 고인은 연인에게 "이제 퇴근해요. 밥 먹으러 못 갈 줄 몰랐다. 매장이 너무 정신없었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사이트Instagram 'london.bagel.museum'


반면 런던베이글뮤지엄 운영사 엘비엠(LBM)은 28일 입장문을 통해 "고인의 근무 기간 평균 주당 근로시간은 44.1시간으로 확인됐다"며 "근로기준법에 따라 일 8시간 근무 시 1시간 휴게시간을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엘비엠 측은 "주 80시간까지 연장근무가 이뤄졌다는 유족 측 주장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다만 공식 SNS를 통해 "지문인식기기의 오류로 사고 직전 고인의 실제 근로 기록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29일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과 운영사 엘비엠 본사를 대상으로 근로감독에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노동부는 고인과 관련된 장시간 근로 문제를 비롯해 전 직원에 대한 추가 피해 여부, 휴가·휴일 부여,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을 집중 점검할 예정입니다.


유족은 지난 22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습니다.


정의당은 성명을 통해 "만성 과로와 급성 과로가 겹쳐 과로사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유족이 요구하는 근로시간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런던베이글뮤지엄은 물론 엘비엠이 운영하는 아티스트베이커리, 카페 레이어드 등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