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청담동 샤넬 매장 직원이 밝힌 그 날의 기억... "영부인·선물·교환, 세 단어 기억나"

샤넬 청담동 매장에서 근무했던 직원이 법정에 출석해 김건희 여사의 샤넬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된 핵심 증언을 했습니다.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 재판을 열었습니다.


이날 재판에는 2022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샤넬 매장에서 근무했던 직원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인사이트김건희 여사의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유경옥 전 행정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유 전 행정관은 통일교 측이 김 여사 선물 명목으로 전 씨에게 건넨 샤넬 백을 직접 받아서 다른 제품과 신발로 교환한 인물로 알려졌다. 2025.7.25 / 뉴스1


특검 측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7월 8일 샤넬 가방을 교환하러 온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 직원 일행을 응대했습니다.


A씨는 이날 모닝 브리핑이 끝나고 부점장으로부터 '영부인 교환 건'과 관련해 손님이 올 예정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당일 오후 3~4시경 해당 고객들을 응대했다고 합니다. 매장을 방문한 것은 여성 2명이었습니다. A씨는 "두 명 다 여성이었고, 한 명은 단발머리로 기억한다"며 "코로나 시기에다 성수기여서 매장을 들어오려면 최소 1, 2시간은 대기해야 하지만 이들은 대기 없이 들어왔다"며 이례적인 대우를 받았음을 시사했습니다.


특검 측은 단발머리 방문자를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나머지 한 명을 김 여사 측근인 21그램 대표의 아내 조 모 씨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A씨는 "얼굴이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인사이트샤넬 클래식 미디움 백(램스킨),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Redeluxe


특검에 따르면 유 전 행정관과 조씨는 '샤넬 클래식 라지' 가방을 더 저렴한 '샤넬 클래식 미디움' 가방으로 교환했으며, 남은 차액에 추가 금액을 더해 '샤넬 카메라백'을 추가로 구매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매장 내에서 유 전 행정관이 영상통화를 하며 상대방에게 샤넬 제품 여러 개를 보여주는 행위를 했다는 증언입니다.


A씨는 "무선이어폰을 착용하고 영상통화를 하며 제품을 계속 보여주는 듯한 행위를 했다"고 기억했지만, 통화 상대방이 김 여사인지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윤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영부인이 샤넬 제품을 선물 받는다면 그 자체가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어 다소 의문이 드는 상황"이라며 "영부인이 교환하고 싶어서 온다는 말을 들은 건 정확하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A씨는 "영부인, 선물, 교환 세 가지 단어는 기억한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김건희 씨 / 뉴스1김건희 씨 / 뉴스1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 측에 "가방을 구매한 것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교부한 것 자체는 인정하느냐"고 질문했고, 윤 전 본부장 측은 "그렇다며" 이를 인정했습니다.다만 "김 여사에게 최종적으로 전달됐는지는 알지 못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증거 인멸과 업무상 횡령 등은 부인했습니다.


윤 전 본부장은 김 여사를 위한 선물 명목으로 2022년 4~6월 총 2,000만 원 상당의 샤넬 백 2개와 2022년 6~8월 6,000만 원대 영국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 천수삼 농축차 등을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 사업 지원, YTN 인수, 대통령 취임식 초청,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교육부 장관 통일교 행사 참석 등 통일교 현안을 청탁하기 위해 김 여사에게 접근하려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11월 3일 추가 증인 신문을 진행한 후 11월 17일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통상 종결 후 선고까지 2~3주가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은 연내에 1심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 /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대외협력본부한학자 통일교 총재 /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대외협력본부


한편, 같은 날 오전에는 윤 전 본부장과 공범으로 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정원주 천무원 부원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됐습니다.


통일교 측은 입장문을 통해 "한 총재는 법원의 절차를 존중하고 진실을 적극 소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출석했다"며 "정치와 무관하며 어떠한 불법적 행위를 지시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