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10대에게 '장물 오토바이' 2번이나 털린 경찰서가 내놓은 방지책... "소 잃고 외양간 고치나"

압수했던 오토바이를 10대 청소년에게 두 번이나 도난당한 경찰서가 부실한 재발 방지책으로 또 도마에 올랐습니다.


27일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지난 2일 압수물인 오토바이를 관리하던 중 10대에게 두 차례나 도난당했습니다. 그런데 사건 이후 당직 근무를 야외에서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함안에서 오토바이를 훔쳐 온 고교생 A군은 창원에서 조사를 받고 귀가한 지 이틀 만에 친구와 함께 다시 창원서부서를 찾아 압수물 창고 앞에 잠금장치 없이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를 몰고 도주했습니다.


이 오토바이는 창원서부서 예하 북면파출소 직원들이 임의로 마당에 보관해오던 압수품이었습니다.


경찰은 오토바이가 사라진 사실조차 2주가 지나서야 인지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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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창원서부경찰서는 압수물 창고에 디지털 도어락을 추가하고, 차량 바퀴를 묶을 체인 자물쇠 등을 구입했습니다.


이와 함께 야간 근무지를 외부 주차통제소로 변경했다고 매체는 보도했습니다. 사건 당시 당직자가 건물 내부에 있어 오토바이 시동 소리를 듣지 못한 게 원인이라는 지휘부의 판단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에 당직자들은 1.5평 남짓한 협소한 공간에서 43인치 CCTV 모니터로 16분할 화면을 바라보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평일에는 오후 6시부터 오전 9시까지 두 명이 교대 근무하고, 주말에는 네 명이 24시간을 채웁니다. 경찰관뿐 아니라 행정관 등 사무직 직원까지 당직에 투입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근무 여건이 더욱 악화됐다는 점입니다. 주차통제소에는 유실물 신고를 전산으로 입력할 PC조차 없어, 신고가 들어올 때마다 당직자가 본관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게다가 통제소는 일반 유리창 구조로 잠금장치도 부실해 강력범죄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한 내부 직원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겠단 식의 실효성 떨어지는 대책이 줄줄이 나온다"며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라 압수물 창고 내외부에 센서를 설치하는 등 시스템적인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부산일보에 토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