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상임감사들의 캐나다 '학회 출장'
지난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세계 감사인 대회'에 참석한 국내 공공기관 상임감사들의 일정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JTBC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행, 한국전력, 국민연금공단 등 56개 공공기관에서 127명이 참석한 이번 출장은 겉으로는 최신 내부감사 기법을 배우는 학술 행사였지만, 실상은 관광과 쇼핑으로 가득 찬 '외유성 출장'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신 내부감사 기법 등을 배운다는 명목으로 매년 열리는 '세계 감사인 대회'는 올해 7월 14일부터 16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렸습니다.
JTBC
공개된 일정표를 보면, 학회 일정만 있을 뿐 다른 외부 일정은 전혀 없습니다.
이들이 모인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올라온 비공개 일정표는 공개 일정표와 사뭇 달랐습니다.
JTBC가 입수한 비공개 일정표에 따르면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관광 일정으로 가득 메워져 있는 모습입니다.
토론토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시내로 이동해 한때 북미 최대 위스키 증류소 단지였던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 등을 방문하고, 다음 날에는 아침부터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크루즈 탑승 일정 등이 있습니다.
평일인 수요일 오후에는 토론토 프리미엄 아웃렛 방문 일정이 잡혀있습니다.
세계 감사인 대회 일정은 2박 3일이지만, 시작 이틀 전부터 캐나다에 도착해 사실상 여행을 즐긴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해당 비공개 일정표는 토론토 공항 도착 직후 한국감사협회 측이 걷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참석자 중 상당수는 "나이아가라 폭포는 가지 않았다"며 관광 일정 참여를 부인했지만, 입수된 비공개 일정표와 관계자들의 증언은 이와 상반됩니다.
JTBC
세금으로 충당된 800만 원짜리 '호화 외유'
출장 경비는 1인당 약 800만 원에 달했으며 공공기관 예산, 즉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번 출장에 참여한 상임감사 대부분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입니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낙하산 인사', '알박기 인사'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던 인물이 다수 포함됐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보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또한 비행기를 두 대로 나눠 탔는데, 비즈니스석이 부족해서 그랬다는 내부 증언도 나왔습니다.
공공기관 관계자 A씨는 JTBC에 "감사들이 너무 많이 가고 감사협회에서 사전에 좌석을 미리 확보를 해야 되는데 못 한 거다. 그래서 비행기가 2대다. 감사들을 다 태우고 와야 하니까"라고 전했습니다.
현재 상임감사는 비즈니스석, 감사 실무진은 이코노미석을 타고 온 것으로 파악되지만, 상임감사 전원이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