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2026년까지 모든 A-10 워트호그 전격 퇴역 결정
미국 공군이 베테랑 공격기 A-10 '워트호그'(Warthog)를 2026 회계연도까지 완전히 퇴역시키기로 결정했다.
미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원에 따르면, 공군은 당초 이번 10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A-10을 퇴역시킬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크게 앞당겨 2026년까지 모든 기체를 한꺼번에 도태시키기로 했다.
美 공군 A-10 공격기 / 공군 제공
공군은 지난주 국방부의 예산안 발표 이후 퇴역 예정 항공기 목록을 공개했다. 이번 결정은 미래 전장에 더 적합한 신형 무기 체계 도입을 위한 예산 확보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5세대 전투기 F-35 도입 규모를 축소하고, 6세대 전투기 F-47 개발 프로그램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방향으로 예산이 재편성됐다.
A-10 워트호그는 1970년대부터 운용된 냉전 시대의 상징적 항공기로, 주로 지상군 근접 지원과 대전차 임무를 수행해왔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의 근접항공지원 임무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했으며, 그 독특한 외형과 강력한 30mm 기관포로 '탱크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의회의 반발 예상... 340대 항공기 퇴역 계획
공군은 오랫동안 A-10 퇴역을 추진해왔지만, 의회는 이를 반복적으로 저지해왔다. 이번 2026년까지의 전격 퇴역 결정 역시 의회의 강한 저항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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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0은 지상군 지원 능력과 생존성 측면에서 여전히 많은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디펜스원에 따르면, 미 공군은 2026 회계연도에 총 340대의 항공기를 퇴역시킬 계획이다.
여기에는 A-10 162대를 비롯해 F-16C/D 62대, F-15E 21대, F-15C/D 13대, KC-135 공중급유기 14대, EC-130H 전자전 항공기 3대, C-130H 수송기 14대, HH-60G 헬리콥터 11대, T-1 훈련기 35대, UH-1N 헬리콥터 4대, B-1 폭격기 1대가 포함된다.
반면 공군은 이전에 여러 차례 퇴역을 시도했던 구형 F-22 랩터(Block 20) 전투기에 대해서는 이번에 퇴역 요청을 하지 않았다. 이는 의회가 지속적으로 F-22 퇴역을 막아온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전투기 도입 축소와 미래 전력 투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대규모 항공기 퇴역에도 불구하고, 미 공군은 2026년에 단 45대의 전투기만 구매할 계획이다.
공군 관계자들은 전투기 보유량 감소를 막기 위해 연간 72대의 전투기 도입이 필요하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해왔지만, 공군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전투기 생산 결정은 가용 예산과 산업계의 항공기 인도 능력에 기반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2026년 예산안에서 공군은 F-35 24대 구매를 요청했는데, 이는 작년 요청 수량의 절반에 불과하다. 또한 의회에서 아직 통과되지 않은 조정 법안을 통해 F-15EX 21대 구매도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F-35 도입 축소가 "최소 생산율을 유지하면서 현대화 자금을 늘리고, 정비 및 준비태세 문제 해결을 위해 예비 부품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결정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8% 예산 전환 정책의 결과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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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투기 구매가 감소하는 가운데, 공군은 미래 전투기 F-47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26년에는 이 프로그램에 35억 달러(기본 예산 26억 달러와 조정 예산 9억 달러)를 요청했다.
주한미군 A-10 부대도 퇴역 예정
이번 결정은 한국에 배치된 A-10 부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오산 공군기지에 배치된 제25전투비행대대(25th Fighter Squadron)는 A-10C 워트호그를 운용 중이다.
'아수라' 콜사인으로 알려진 이 부대는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지상군과 장갑 전력을 타격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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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전문가들은 주한미군 A-10의 퇴역이 한반도 방위 태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부는 F-35와 같은 스텔스 전투기가 A-10의 임무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A-10의 독특한 근접 지원 능력과 생존성이 현대 전장에서도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미 공군은 A-10 퇴역 후 그 임무를 F-35, F-15EX 등 다목적 전투기와 향후 도입될 무인 공격기 등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루어질지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으며, 의회의 최종 승인 여부도 지켜봐야 할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