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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하면 다 낫는다고 속여"...전남서 마을주민 13명에게 성폭행 당한 지적장애 여성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마을 주민에게 성폭행 피해를 당한 여성의 사연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싶다'


[인사이트] 정은영 기자 = 지적 장애를 가진 한 여성이 마을 주민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이 다뤄졌다.


이날 해당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박순영(가명) 씨는 주민 300가구가 사는 전라남도의 작은 마을에서 주민 13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싶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모두 이것이 성폭력이 아닌 자발적 성매매이며, 박순영 씨가 무고한 마을 사람들을 신고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마을 사람들은 딸 이민지(가명) 씨가 박순영 씨와 성관계한 남성들의 목록을 만들었으며, 해당 남성들을 협박해 합의금을 받아냈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러나 딸 이민지(가명) 씨의 입장은 마을 주민들의 주장과 달랐다. 그녀는 자신이 합의금을 받아냈다는 소문과 관련해 "합의 볼 생각도 없고, 돈도 필요 없다"라며 "더러운 돈 받고 싶지 않다. 처벌하고 싶다"라고 단호하게 전했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싶다'


또한 해당 방송을 통해 이민지 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성폭행 피해 사실을) 알았다. 작년 2월 아버지 장례를 다 치르고, 엄마가 남자들이 집에 와서 무섭다고 하더라. 그때 모든 걸 알게 됐다"라고 전했다.


박순영 씨는 19살에 결혼해 4남매를 키우며 마을에서 30년 넘게 살아왔다. 건강에 이상이 없었던 박순영 씨는 지난 2012년 서서히 뇌혈관이 좁아지는 희귀 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병'이 발병해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그녀는 이로 인해 말과 행동이 어눌해졌고, 결국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


이민지 씨는 엄마의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마을 사람들이 범죄를 저질러 온 것이라고 짐작했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싶다'


박순영 씨가 성폭행을 겪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이민지 씨는 그제야 엄마를 장애인으로 등록했다. 검사 결과 박순영 씨의 IQ는 56이며, 8살 2개월 수준의 정신연령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박순영 씨는 표현 능력은 떨어졌지만 기억력은 생생했다. 그녀는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순간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녀는 "싫은데 차 태우고 가서 창피하게 그런 짓을 했다. 안 만나주면 집에도 오고 전화도 왔다. 창피해서 하기 싫은데. 관계하면 내가 아픈 게 낫는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성관계를 할 경우 지적장애가 낫는다고 말한 인물은 매일 박순영 씨가 집으로 찾아와 관계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던 주민 유 씨였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싶다'


박순영 씨는 다른 남성에게 산에서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고백하며, "치욕스러웠다. 남자니까 힘이 너무 세서 나를 눕혔다. 사람이 봤으면 살려 달라고 했을 텐데 사람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나 똘똘하게 살았다. 하지만 아픈 뒤로 잘 안된다. 마흔에 쓰러졌다. 이것저것 키우며 잘 살았다. 힘들었어도 그때가 행복했다"라며, "일이 힘들어도 그때가 봄날이었다는 게 느껴진다. 지금은 시궁창 같은 인생이 되었다. 그래서 슬프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민지 씨는 지난해 3월 이웃 주민 13명을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로 전부 고소했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싶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박순영 씨는 두 달 동안 총 7차례에 걸쳐 13시간 10분 동안 자신의 피해 사실에 대해 진술했다.


그러나 피의자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거나, 서로 합의한 성관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박순영 씨의 집에 난방 기름을 넣으러 왔다가 성폭행한 정 씨만이 장애인 주 강간으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며, 신고 전후 사망한 2명을 제외한 10명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