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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열풍에 여행지 1순위로 떠오르고 있는 실제 슬램덩크 성지들

슬램덩크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 겸 감독이 대부분을 실제 있는 곳의 풍경과 이름을 따서 그려낸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인사이트가마쿠라의 교외 전차 에노덴 / 뉴스1


[뉴스1] 윤슬빈 기자  = "슬램덩크 좋아하세요?"


최근 1990년대 '농구'라는 스포츠를 크게 인기를 끌게 만든 일본 만화 '슬램덩크'가 영화로 개봉하면서 유년 시절 향수에 젖은 3040세대에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슬램덩크 완독을 최소 스무 번 했다는 박세찬씨(35)는 "영화가 끝나기 15분 전부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동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며 "학창시절에 슬램덩크를 빼놓을 수 없을 만큼 만화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가마쿠라코코마에 역 / 뉴스1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개봉 3주 만에 누적 관객 수 159만명을 돌파했다.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국내 흥행 순위 톱5에 등극했다.


참고로 1위는 '너의 이름은'(2016) 379만명 2위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261만명, 3위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2021) 218만명, 4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 216만명이다.


영화 흥행과 더불어 만화의 등장인물은 물론 배경지에 대한 관심도 쏠린다.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 겸 감독이 대부분을 실제 있는 곳의 풍경과 이름을 따서 그려낸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인사이트시라스동 / 뉴스1


만화와 TV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은 '슬램덩크 성지'로 불린다. 만화 속에 등장한 바다를 배경으로 지나가는 노면전차와 고등학교도 가나가와현에 있다. 여기에 영화판의 주인공인 송태섭(미야기 료타)의 고향으로 새로운 배경지로 등장한 오키나와에 대한 관심도 크게 오르고 있다.


단연 대표적인 슬램덩크 성지는 가나가와현의 '가마쿠라'다. 도쿄에서 전철로 약 1시간 거리다.


일본정부관광국(JNTO) 관계자는 "영화 개봉 이전부터 가나가와는 슬램덩크 오타쿠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며 "대부분 도쿄에서 패스나 표를 끊어서 당일치기로 오기 때문에 정확한 방문객 집계는 어렵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아간다"고 전했다.


인사이트송태섭과 그의 형이 아지트로 찾던 동굴 /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가마쿠라에 가면 바다 전망의 건널목을 거니는 전차 '가마쿠라 에노덴(에노시마 전철)'을 볼 수 있다. 슬램덩크 TV 만화영화 오프닝에서 주인공인 강백호가 가방을 어깨에 메고 있던 장면 나오는 그 전차다.


이 전차는 가나가와현에서 가마쿠라와 쇼난 지역 내에서 약 10km을 오간다. 2~4칸의 옛스러운 감성의 열차는 해안 지역을 지나 절과 신사, 마을 앞을 달려 인증샷 찍기 좋은 교통 수단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슬램덩크에 등장하는 에노덴을 찍으려면 '시치리가하마'역이나 '가마쿠라코코마에'역 주변으로 가면된다. 바다와 에노덴이 동시에 보이는 장소가 많다. 에노덴은 12분 간격으로 운행해 비교적 배차 간격이 짧은 편이다.


인사이트이헤야섬 바다 풍경 / 오키나와 관광청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가마쿠라엔 만화 속 북산고, 원작 '쇼호쿠'(湘北)고교의 배경이 된 쇼난(湘南)고교가 있다. 영화판의 주인공인 송태섭이 유년 시절 이사를 간 아파트 단지도 가나가와현에 속한 츠지도로 추측된다. 송태섭이 낯선곳에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농구 연습을 하다가 이웃 사람들에게 시끄럽다고 쫓겨났던 아파트와 똑닮은 '츠지도 단지'가 있기 때문이다.


가마쿠라 유명 먹거리로는 시라스동(잔멸치덮밥)가 있다.


이번 영화에서 농구 경기장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등장한 곳이 송태섭의 고향 '오키나와'다. 해안 지역인 가나가와현과는 또 다른 바다 풍경이 그려진다.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가 극중 송태섭과 한나의 어렸을 적 인연을 그린 단편집 '피어스'의 배경지도 바로 오키나와였다.


인사이트이헤야섬의 구마야 동굴 / 오키나와 관광청


오키나와는 한마디로 말해 독특한 곳이다. 남다른 기후와 자연, 문화를 갖고 있다. 원래 류큐왕국이라는 독립된 섬나라였지만, 오랫동안 일본에 내정 간섭을 받아오다 19세기에 일본에 합병되고 2차대전 당시엔 미군과 일본의 격전지로 쓰인다. 2차대전 이후 오키나와는 다시 일본국으로 반환되나 미군부대는 여전히 남아있다.


영화 속 송태섭과 그의 형이 아지트로 쓰던 동굴처럼, 오키나와엔 실제 동굴이 많이 있다. 태평전쟁 시 미군과의 전투할 때 사용한 방공호 또는 총안시설이었다. 오키나와엔 이러한 벙커가 많이 남아있다.


물론 천연 동굴도 있다. 본섬에서 북쪽으로 배를 타고 약 80분 거리에 있는 이헤야섬으로 가면 석회질이 아닌 규암(차트)의 지질로 생긴 천연기념물 구야마 동굴을 볼 수 있다. 한 사람씩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바위틈이 입구인데 이곳을 통과하면 깜짝 놀랄 정도의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