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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 함께 나온 누나는 성매매, 난 쓰레기통 뒤지며 노숙"...보호종료아동 돕는 청년 CEO의 고백

보호종료청소년의 자립을 돕는 활동을 하는 '브라더스키퍼'의 김성민 대표가 힘들었던 유년 시절을 고백했다.

인사이트Facebook 'brother's keeper - 브라더스키퍼'


[인사이트] 지미영 기자 = 보호종료청소년의 자립을 돕는 '브라더스키퍼' 김성민 대표가 17년간의 보육원 생활을 회상했다.


지난 1일 김성민 대표는 YTN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에 출연해 보육원에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3살 때부터 보육원 생활을 했던 김 대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이름, 주민번호 모두 보육원에서 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보육원 생활에 대해 묻는 질문에 "지옥보다 더 지옥 같았다"라고 한줄 정의를 내렸다. 매일 굶고 맞는 게 일상이었던 탓이다.


김 대표는 보육원 출신이라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수치스러웠으나, 이보다도 더 두려웠던 건 먼저 보육원을 나간 선배들의 소식이었다고 한다.


그는 "아이들은 보통 '어떤 선배는 교도소에 들어갔대, 또 어떤 형은 경찰서에 잡혀갔대, 또 어떤 누나는 성매매를 하고 있대'라는 소리를 듣는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Facebook 'brother's keeper - 브라더스키퍼'


그러면서 그는 "그분들의 자녀들이 다시 보육원으로 들어오는 걸 목격하는데, 그러면 '나도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라는 두려움 속에 퇴소하는 날을 기다리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비록 보육원을 나와서 잘 살고 있는 친구들도 있지만 90% 이상의 친구들이 어려운 생활을 한다는 게 현주소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김 대표도 고등학교 졸업 후 퇴소 압박을 받았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복지시설 등에서 보호를 받던 아동이 만 18세가 되면 보호가 종료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선배가 준 단돈 5만 원으로 퇴소를 했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강변 터미널에서 6개월 정도 노숙 생활을 했다.


김 대표는 "옷이 더러워지고 몸에서 이제 냄새가 나다 보니까 사람이 없는 곳으로 계속 피하게 되더라"라며 "당장 이렇게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쓰레기통을 뒤져서 음식을 주워 먹기도 했다"라고 털어놨다.


당시 김 대표는 사람들이 먹다 남긴 배달음식이 특식이었을 만큼 홀로 힘겨운 시간을 버텼다. 


인사이트Facebook 'brother's keeper - 브라더스키퍼'


이후 김 대표는 식당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고, 열심히 일하면서 돈을 모았다.


김 대표는 "그때 고등학교 때 '나와 같은 환경에 있는 친구들에게 가족이 돼 주고 싶다'는 꿈을 꿨던 게 생각났다.


그래서 여러 시도 끝에 브라더스키퍼를 설립하게 됐다"라고 회사를 세우게 된 계기를 밝혔다.


김 대표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기업 '브라더스키퍼'는 보호종료아동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과 함께 정서적인 자립을 돕는 활동을 한다.


그는 전국에 있는 242개의 보육원 아이들을 멘토링 할 수 있을 만큼 회사를 키워나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자립준비 청년들에게 "정말 특별한 존재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누구나 언젠가는 경험해야할 것을 먼저 했기 때문"이라며 "그 시간을 멋지게 이겨낸 만큼 앞으로 같은 경험을 할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