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화장실에 가는 척하며 술값을 '먹튀'한 50대 남녀가 술병에 남긴 지문으로 덜미가 잡혔다.
6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 도봉경찰서는 두 남녀를 사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소재의 한 호프집에서 식사 후 계산을 하지 않고 떠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문 채취를 통해 이들을 피의자로 특정했으며, 오는 9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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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무전취식의 경우 5건 중 3건 정도는 술에 취해서 일행이 서로 계산한 것으로 착각한 경우"라면서도 "이번 사건의 경우 고의성이 있다고 본다"고 매체를 통해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해당 호프집 사장은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린 글을 통해 피해 사실을 호소했다.
호프집 사장 A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두 남녀가 가게를 찾은 건 지난달 27일이다.
이들 남녀는 병맥주와 소주, 노가리를 주문해 먹은 뒤 계산을 하지 않고 화장실에 가는 척하며 가게를 빠져나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CCTV를 돌려봤더니 자리에서 일어나기 2분 전쯤부터 정수기에 물을 떠 마시고, 둘이 얼굴을 맞대고 속삭이더니 여자가 소지품을 챙겨 먼저 일어났다"고 했다.
뒤이어 남성도 옷을 챙겨 입고 자리를 떴다. A씨는 "알바가 생맥주 따르고 있는데 옆을 지나가면서 '화장실 비번이 뭐였더라' 흥얼거리며 지나갔다고 한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들이 먹은 술병을 따로 빼 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현장감식반이 지문 채취를 한다며 병을 수거해 갔다.
A씨가 "이렇게까지 안 하셔도 된다"고 만류하자 형사는 "사람 많고 장사 잘 되는 번화가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저도 이렇게까진 안 할 거다. 소상공인 힘든데 이렇게 기름을 부으면 되겠냐"며 위로했다고 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당 글에서 A씨는 사건 당시 CCTV 화면도 함께 공개했다.
그는 "거리두기로 대출 받아 겨우겨우 버티며 어떤 손님이 와도 웃으며 반겨 드리려 노력했는데 이번 일로 손님들이 화장실 가면 힐끗힐끗 쳐다보는 제 자신이 어이없고 비참해진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이런 인간들은 벌 받아야 한다. 이 사람들이 사과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무전취식'은 1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 등에 처해질 수 있는 경범죄에 해당된다. 상습적으로 무전취식을 했거나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 형법상 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