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태어나서 한 번도 안 해본 말이라 도저히 입이 안 떨어졌습니다"
군대에서 '엄마'라는 말을 처음으로 해 봤다는 한 취사병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가 군대에서 처음 해본 말"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나는 어머니가 안 계신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때문에 그는 입대 때도 큰형과 형수, 작은형의 배웅을 받았다.
훈련소에서 열심히 생활하던 그는 사단의무대로 자대배치를 받았다. 평소 열심히 훈련받던 A씨를 좋게 본 훈련분대장은 그에게 손편지까지 써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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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대장은 "유능한 너 덕분에 참 편했다. 넌 어딜 가도 잘할 수밖에 없는 놈이니 걱정 없이 가서 지금과 같이 잘 해라" 라고 격려했다. 이어 "사단의무대면 개꿀인데 연락하자. 정말 고생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단의무대에서 A씨는 자신의 보직이 '취사병'이란 걸 알게 됐다.
A씨는 "나는 사회에서 요리를 했지만 취사병이 죽어도 하기 싫어서 각종 설문에 그런 이력은 일절 쓰지 않았다"며 "자대배치 당일 행보관으로부터 취사병이란 말을 듣고 군 생활 처음으로 '잘못들었습니다?'를 시전했다"고 했다.
그렇게 반강제로 취사병이 된 A씨는 '민간조리원' 아주머니가 한 분 있다는 것과, 취사병들이 그 분을 '엄니'라는 호칭으로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기다리다 미쳐'
하지만 A씨는 좀처럼 '엄니'라는 호칭이 입에 붙지 않았다. 그는 "태어나서 한 번도 안 해본 말이라 도저히 입이 안 떨어졌다"고 회상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색했던 호칭도 점차 입에 익어갔다. A씨는 "엄니, 어무니, 엄마로 호칭이 바뀌었고 엄마도 열심히 한다고 나를 굉장히 예뻐하셨다"고 했다.
A씨가 휴가를 나갈 때 따로 불러서 용돈을 쥐어 주기도 할 정도였다. 이에 A씨도 '엄마'를 살뜰히 챙겼다.
복귀할 때 '엄마'를 위한 선물을 사 왔고, 조촐하게나마 생신도 챙겨 드렸다고 했다. 전역할 땐 PX서 홍삼을 사 드리고 나왔다고.
마지막으로 그는 "군대가 X같긴 했지만 나도 누군가를 엄마라고 부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소회를 전했다.
A씨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앞으로도 응원한다", "자랑스러운 아들이네", "어딜 가서도 이쁨받고 사랑받을 사람인 것 같다"등 따뜻한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