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생일 맞은 30년지기 친구놈 때문에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 '오월의 청춘'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오늘은 저희 30년 지기 친구놈의 41번째 생일입니다"


카카오톡을 살펴보던 한 남성은 친구의 생일이 머지않음을 알게 됐다. 틈만 나면 "제대로 된 집 밥 한 번 먹고 싶다"고 했던 친구의 말이 신경 쓰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30년을 알고 지낸 이 친구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을 해서 엄마와 단둘이 살았지만, 대학 졸업을 앞두고 엄마마저 암으로 돌아가셨다. 


이후 친구는 계속 혼자 살았다. 외로울 법도 한데 어디서나 주눅 드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항상 밝았고 친구들을 잘 챙기는 의리 있는 녀석이었다. 


회사에서도 열심히 일해 현재는 본부장급으로 승진까지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친구의 생일을 맞아 함께 식사라도 나눌까 하는 찰나에 고향에서 어머니가 올라오셨다. 어머니는 노총각인 아들을 위해 이런저런 반찬들과 비타민을 한가득 챙겨 왔다. 


남성은 엄마를 향해 "마침 친구 생일인데 저녁 같이 먹을까?"라고 물었고 엄마는 흔쾌히 응했다. 


친구와 함께하는 저녁 상에는 엄마가 정성스레 끓인 미역국과 갈비찜을 비롯해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많은 음식이 차려졌다. 


늦은 저녁 밥상에 둘러앉았다. 어머니는 친구를 향해 "아가, 생일 축하한다. 많이 머그라"라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조작된 도시'


"감사합니다. 어머니"


이윽고 밥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는 친구의 눈에서 눈물이 미역국 위로 떨어져 일렁였다. 30년 넘게 사귄 친구였지만 이날처럼 우는 모습은 처음 봤다. 


녀석의 눈물을 한참 바라보던 어머니 또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친구의 등을 토닥여줬다.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있었던 때는 두 사람이 눈물이 완전히 멈춘 이후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친구의 생일상 사연을 전한 A씨는 "어머니가 저를 위해 가져오신 각종 밑반찬 중 절반을 친구 녀석 주라고 종이백에 담아 주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근래 들어 가장 특별한 저녁을 먹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친구한테도 어머니한테도 이상하게 미안하다. 어머니를 동생네 집에 모셔다드리고 집에 오는 길에 친구 녀석의 '고맙다'는 톡을 받고 나서 이렇게 글을 남긴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친구분은 오늘의 밥 한 끼를 평생 기억할 겁니다", "아들의 친구를 존중하는 게 곧 아들을 존중하는 것", "사람 냄새나는 글", "뭉클하고 포근하다"며 깊은 감동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