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원더WONDER'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한국전쟁이 끝난 후였던 1956년, UN은 전 세계 각지에서 온 17세의 미국 교환학생 4명을 선발해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 주제는 '공산당 중국을 UN에서 받아들여야 하는가'였다. 중국이 UN에 정식으로 가입한 건 1971년으로 토론이 열렸던 1956년에는 UN 회원국이 아니었다.
토론 주제를 두고 학생들의 찬반이 엇갈렸는데 노르웨이와 호주 학생은 UN이 중국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국과 필리핀 학생은 반대했다.
노르웨이와 호주 학생은 UN의 목표가 평화의 확보하고 전반적인 경제 문제를 돕는 것이라며 상당수가 굶주리고 있고 열악한 생활환경에 있는 중국을 UN에 가입시키는 것이 평화를 확보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YouTube '원더WONDER'
한국 학생이 반론을 펼쳤다.
그는 "공산주의 중국은 UN에 자리를 얻을 자격이 없다"며 "그들은 UN 헌장에 규정된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공산주의 국가의 의사 진행 방해가 없을 때 UN은 더 효과적일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르웨이와 호주 학생은 공산주의 정권이 굶주린 중국인들에게 식량을 배급하면서 지지를 얻었기 때문에 공산주의 정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반박했으나 한국 학생은 이를 단칼에 잘랐다.

YouTube '원더WONDER'
"저는 팩트도, 경험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6·25전쟁을 경험했던 그는 "팩트는 1만 4000명의 중국 공산군 포로들이 민주주의 정권인 대만으로 가는 것을 선택했다는 겁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북한에서 넘어오는 탈북자들을 보는데 그들은 우리보다 공산주의를 더 싫어한다. 그리고 저는 3개월 동안 공산주의 통치하에 있어봤다"고 덧붙였다.
자유를 얻기 위해 커다란 희생을 치르고 공산주의의 침략과 맞서 싸웠다고 주장한 한국 학생은 "만약 중국을 UN에 받아들인다면 그들은 UN을 고의로 방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ouTube '원더WONDER'
노르웨이 학생은 "독재 정권과 공산주의를 효과적으로 채택하면 자유를 잃는 대신 생활수준을 일시적으로 향상할 수 있고 중국인들은 이에 호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한국 학생이 되물었다.
"그럼 노르웨이가 민주주의를 버리고 독재 정권을 채택하는 게 어떤가요?"
노르웨이 학생이 당황해하자 한국 학생은 "한국인으로서 한때 자유와 음식을 모두 잃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 경험 이 우리는 식량을 위해 절대 자유를 팔지 않았다"고 말했다.
YouTube '원더WONDER'
토론에 참석했던 4명의 학생이 서로의 뜻을 굽히지 않고 토론은 마무리됐다.
1971년 중국의 UN 가입이 이뤄진 지 50주년인 올해 중국의 보여준 행보와 함께 해당 토론이 다시 화제가 됐다.
지난 7월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공산당 100주년 연설에서 '외부세력이 중국을 압박한다면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릴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중국은 다른 나라를 괴롭히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지만 호주가 미국 편에 섰다는 이유로 경제 보복을 당했고, 한국 또한 사드 배치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YouTube '원더WONDER'
더욱 심각한 문제는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인권 유린에 대해 UN의 개입이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발해 시민들이 군부의 총탄에 쓰러져 나갔지만 UN은 제대로 제재하지 못했다. 중국이 미얀마에 대한 내정 간섭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을 UN에 받아들인다면 그들은 UN을 고의로 방해할 것"이라는 한국 학생의 주장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영상을 본 한 해외 누리꾼은 "한국 학생이 말한 게 모두 옳았고 한국인들은 그들의 나라를 강한 나라로 만들어서 지금 중국이 감히 한국을 괴롭히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GettyimagesKorea
영상 속 한국인 학생은 백낙청 서울대 교수다. 그는 고등학교 재학 중 한국 대표로 꼽혀 토론해 참가했다. 당시 그는 영어를 비롯해 5개 국어를 할 수 있었던 영재였다고 한다.
백낙청 교수의 토론 영상은 지난달 국내의 유튜브 채널 '원더WONDER'를 통해 소개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편 백낙청 교수는 미국 브라운대학교 영문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밟아 25살에 서울대 교수로 부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