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학교폭력은 십수 년의 시간이 지나도 피해자에겐 잊히지 않는 선명한 고통으로 남는다. 한 남성은 그때의 기억으로 이 갈고 운동을 시작했다.
지난 4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중학교 때 나 괴롭힌 XX한테 연락 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킥복싱 5년 차인 작성자 A씨는 끔찍했던 중학교를 졸업한 지 10년도 더 지난 어느 날 학교폭력 주동자 B씨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B씨는 A씨에게 "너한테 사과하고 싶어서 연락했다"며 "용서받을 수 없다는 거 아는데 이렇게 카톡으로라도 미안하단 말 하고 싶다"라고 장문의 메시지를 남겼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B씨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옛날엔 같이 놀고 친하게 지냈는데 어느 순간 트러블이 생겨서 (우리가) 싸웠지"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당시 집 사정도 안 좋고 사춘기도 이상하게 와서 화풀이 한다는 게 너한테 푼 것 같다"고 뒤늦은 해명을 했다. 그는 "정말 미안해 이 말 하고 싶어서 연락했다"며 답장 안 해도 된다는 말과 함께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B씨의 의도와 달리 그에게 10년 만에 연락을 받은 A씨는 사과를 받고 오히려 불쾌함만 남았다. A씨는 "내 번호 어떻게 알았냐"는 반문과 함께 치솟는 분노를 참지 않고 뱉어냈다.
A씨는 "사과? X친X끼인가. 잘 살고 있는데 기분 X같게 하네"라는 욕설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왜 요즘 뉴스 보고 너도 유명해질 것 같아서 미리 사과하는 거냐?"고 B씨의 뒤늦은 사과 의도를 의심했다.
그러면서 "내가 아직도 X밥이라 너 만나면 또 쫄까 봐 카톡으로 하냐"며 "킥복싱만 5년 했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어 "몇 년 쉬었어도 너 같은 X끼는 이기니까 스파링 뜨면 용서해 줄게"라고 도발했다.
A씨는 "넌 방송이든 유튜브든 나와봐. 이것까지 포함해서 너희들한테 당한 짓 다 까발려줄 테니까"라고 B씨에게 경고하며 대화를 마쳤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사실 A씨가 B씨에게 유독 화가 난 이유는 두 사람이 원래 친구 사이였기 때문이다. A씨는 운동을 처음 시작한 이유도 학교폭력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A씨에 따르면 친구였던 두 사람은 어느 날 사소한 일로 말싸움을 벌였다. 그때 B씨가 A씨를 심하게 폭행한 뒤로 사이가 틀어졌다. 그 후 B씨의 괴롭힘이 시작됐고 다른 친구들까지 그를 따라 A씨에게 등 돌려 왕따 생활이 지속됐다고 한다.
가해자들은 A씨의 하복 바지에 담배로 구멍을 냈다. 이 때문에 A씨는 여름에도 내내 동복 바지를 입고 다녀야 했다. 또 후배들에게 폭력을 가한 뒤 A씨와 싸우면 봐주겠다고 제안해 A씨가 이유 없이 후배들과 싸우도록 상황을 조성했다.
이외에도 학교에 A씨에 대한 나쁜 소문을 퍼뜨리거나 수시로 길 가던 A씨의 발을 걸고 넘어뜨리는 등 크고 작은 괴롭힘이 끊이지 않았다.
A씨는 "10년도 지났는데 카톡으로 저러니까 어처구니가 없다"고 황당함을 내비쳤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제 와서 구구절절 자기 마음 편하려고 사과하네", "쟤네들이 용서받으려면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일까", "진짜 미안하면 계속 사죄하던가 답장 안 해도 된다는 거 역겹다" 등 A씨와 함께 분노했다.
한편, 지난 13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일산 학폭 영상'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해당 영상에서 한 남학생은 다른 남학생에게 목이 졸린 채 공중에 매달려 힘겨워 했으며 가해자 무리 중 한 여학생은 피해 남학생의 성기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가했다.
논란이 커지자 가해 여학생은 사과문을 게재했다. 다만 누리꾼들의 화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듯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의 추가 수사를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