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혼혈'과 같은 반이었던 '베트남 혼혈'이 친구들에게 느꼈던 차별 대우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중학교 때 우리 학년에 나랑 캐나다 여자애, 이렇게 혼혈 2명이 있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외모로 놀림을 받아왔던 여성  A씨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의 학창 시절을 전했다. 그러면서 물었다. 


"서양 혼혈하면 막 '피지컬이 어쩌네', '역시 혼혈이네' 하면서 동남아 혼혈은 '가난하겠네', '집이 못 살겠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을까?"


A씨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까무잡잡한 피부와 진한 이목구비 때문에 매번 사람들로부터 "엄마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는 질문을 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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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 수업을 할 때면 친구들이 A씨의 엄마를 향해 큰 소리로 놀리는 때도 많았다. A씨의 엄마가 한국어를 못 알아들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몇몇 친구들은 A씨 아빠가 베트남 여성과 매매혼을 했다며 놀렸다. 


A씨를 향해서는 이렇게 차별적인 시선으로 대하던 친구들이었지만 같은 학년이었던 캐나다 혼혈 친구에게는 호의적이었다. 


많은 친구들이 캐나다 혼혈 친구를 따르고 영어를 잘한다며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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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연중에 쏟아지는 차별도 A씨를 힘들게 했다. 베트남 혼혈인 A씨를 저소득 가정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반장은 A씨가 상처 받을까 봐 조용히 다가와 "저소득 가정 생활비 지원 신청 안 할 거야?"라고 물었다. 


악의가 없었다는 걸 알았지만 이러한 차별들이 A씨를 속상하게 만들었다. 엄마와 함께 시장을 갈 때도 마찬가지였고, 학교 선생님이라고 다를 바 없었다. 


그녀는 "내가 하얗고 키 큰 서양 혼혈이었다면 대우가 달랐을까?"라고 했다. 


과거를 회상한 A씨는 서로 같은 혼혈이라도 서양과 동남아에 따라 대우가 다른 게 매우 속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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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다문화 가정 2세들 사이에서는 '백인 혼혈이면 예능을 하고, 동남아 혼혈이면 다큐를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한다고 한다. 혼혈들도 국적에 따라 사회적인 차별을 겪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포털 다누리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국내 다문화가정 자녀 수는 4,626명에 달한다. 


10년 전보다 2.5배 증가한 수치이며 국내 19세 이하 인구가 876만 명 수준임을 감안할 때 100명 중 3명이 다문화가정 2세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은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4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다문화수용성 지수는 100점 만점에 52.81점(2018년 기준)으로 낙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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