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보육원을 나와 대학교에 들어갔고, 졸업 후에는 중소기업 사무직으로 취직까지 했던 28살 여성 이씨.
보육원 출신으로 보기 힘든 성공으로 주변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지만 그는 보육원을 나온 뒤 10년 동안 지옥 같은 굴레에 갇혀 살아야 했다.
4일 조선일보는 보육원 출신 여성들이 자립 후 겪는 열악한 상황에 대해서 전했다.
이씨의 사례도 그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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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보육원에서 자란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살던 보육원을 떠난다. 그런데 이 과정이 쉽지 않다.
500만 원 이하의 자립금과 매달 30만 원씩 자립수당이 주어지지만 바로 독립해 생활비와 학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다.
이러한 이유로 쉽게 성매매, 사기 범죄 등에 쉽게 휘말리게 되는데 고등학생 시절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던 이씨에게는 오랫동안 학비와 책값, 용돈을 대주는 키다리아저씨가 있었다.
이씨가 대학에 가고 취직도 하자 주변에서는 "물심양면으로 도운 후원자 덕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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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후원자의 뒷모습은 전혀 달랐다. 그는 "그동안 (학비와 생활비) 대준 것 보답은 해야지"라며 일주일에 1~2번씩 찾아와 잠자리를 요구했다. 이씨는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씨에게 남자친구가 생기자 그는 더욱 거세게 협박했다. "당장 헤어지지 않으면 직장을 못 다니게 하겠다"는 그의 요구에 결국 이씨는 보육원 출신을 돕는 한 단체에 도움을 청했다.
이 단체는 이씨의 후원자에게 "법적 대응하겠다"고 경고했고 후원자는 그제야 이씨를 놓아줬다.
이씨는 "의지할 곳 없는 나에게 후원자는 부모나 다름없었다"며 "10여 년을 그에게 끌려다니는 동안 불안하고 무서웠지만 혼자서는 빠져나올 수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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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 출신들은 보육원을 나오자마자 힘든 현실과 마주한다. 보육원에 있을 때는 최소한의 보살핌이라도 있었지만 혈혈단신으로 세상을 나온 후에는 의지할 곳 없이 스스로 살아가야 한다.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이후 대학 공부를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시설 아동의 대학 진학률은 26.7%로 일반 아동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사회적인 편견도 이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세상에 발을 내딛는 순간 '고아'라는 딱지가 붙는다. 성실한 모습을 보여도 "너 정말 잘 컸다", "보육원 출신이 아닌 것 같다" 등의 얘기를 듣는다.
보육원 출신들이 자립 전부터 심리적인 압박감과 두려움에 시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이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자립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