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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 부릴 나이인데 할머니 돈 안 쓰게 하려고 물려받은 '까만색 패딩'만 입는 14살 소정이

가난한 형편에 오빠에게 물려받은 패딩으로 겨울을 보내는 14살 소정이의 사연이 먹먹함을 자아내고 있다.

인사이트아이의 인권과 정보 보호를 위해 이름과 나이를 바꾼 대역 아동 / Instagram 'savethechildrenkr'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그냥 오빠가 입던 거 입으면 돼, 할머니"


14살 한창 꾸미기 좋아할 나이에 오빠가 물려준 소매가 반질반질 낡은 검은색 패딩만 입는 소정이.


소정이는 한 살 무렵 부모님이 이혼한 뒤로 오빠와 함께 할머니에게 맡겨졌다. 엄마는 연락이 아예 끊겨버렸고 아빠는 집을 나가 깜깜무소식이다. 할머니에게 두 손주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사랑스러운 손주들이다.


하지만 여의치 않은 형편 탓에 맛있는 소고기, 예쁜 옷 한 번 못 사줘 마음이 아프다. 두 사람에게 지원되는 월 수급비는 단 50만 원.


인사이트


인사이트Instagram 'savethechildrenkr'


이마저도 한 달을 간신히 버티는 돈이다. 어느 달은 관리비 6만 3천 원 못내 공무원에게 사정까지 해야만 했다.


그렇기에 할머니와 소정이의 겨울은 더욱더 혹독할 수밖에 없다. 소정이가 차디찬 겨울에 입는 옷은 오빠가 물려준 패딩, 그리고 지하상가에서 산 5만 원짜리 낡은 코트가 전부다.


학교가 먼 소정이는 체육복 위에 낡은 패딩을 두른 채 매일 버스 정류장에서 시린 겨울바람을 견디며 등하교한다.


그러면서도 할머니에겐 일절 내색하지 않는다. "오빠가 입던 거 입으면 돼"라며 오히려 의젓한 모습을 보인다.


인사이트Instagram 'savethechildrenkr'


소정이가 할머니에게 부탁하는 건 교통카드 충전 비용이 다다. 꼭 필요한 돈이지만 소정이는 부담이 될까 늘 조심스럽게 말한다.


할머니는 그런 소정이가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 종일 냉골에서 지내다 저녁에 잠깐 보일러를 튼다.


할머니는 인기가 많아 학교에서 늘 임원으로 뽑히는 소정이 담임 선생님에게 이런 말을 듣고 눈물이 왈칵 흘렀다.


"할머니가 소정이를 참 잘 키우셨습니다"


인사이트Instagram 'savethechildrenkr'


해당 사연은 지난 19일 아동 구호 국제기구 '세이브 더 칠드런'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실제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사연이다.


기구는 이 같은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며 추운 겨울을 버틸 난방비와 교통비, 그리고 소정이가 등하굣길에 입을 수 있는 따뜻한 옷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사연이 올라오자 많은 이가 기부 의사를 드러내며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겨울은 누구에게나 추운 계절이지만 동시에 따뜻한 온기를 나누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소정이가 부디 앞으로 남은 추운 겨울, 시민들이 전한 따뜻한 마음을 입고 할머니와 함께 겨울을 무사히 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