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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힌 돈을 꺼내시던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주차 중 사고를 낸 대리기사를 본 차주. 그는 말없이 담배만 뻐끔뻐끔 피운 뒤 대리운전 회사 관계자가 전해준 말 한마디를 듣고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5개월 전 사연의 주인공 A씨가 술을 마시고 대리기사를 불러 귀가하던 중 발생했다.
밤 10시도 안 된 시각이라 A씨는 대리기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고, 그 과정에서 대리기사의 사정도 알게 됐다.
중년의 대리기사는 1년 전 퇴직 후 수도권 아파트를 처분하고 부산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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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작은 가게를 차렸지만, 코로나가 터진 뒤 임대료도 내지 못할 정도로 장사가 안 되는 바람에 대리기사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집 근처에 도착했다. A씨는 대리기사 일이 서투른 그를 위해 "저희 집이 타워 주차장인데 주차 괜찮으시겠냐"고 먼저 물어봤다.
대리기사는 흔쾌히 "주차해 드리겠다" 고 말하며 주차장으로 진입했지만, 그 과정에서 굉음을 내며 휠 한쪽을 전부 긁어버리고 말았다.
당황한 대리기사는 금방이라도 울 듯한 표정을 짓더니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힌 지폐 몇 장을 꺼내 A씨에게 내밀었다.
4만 5천원이었다. 망가진 휠을 교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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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가진 게 이거밖에 없어서요. 일단 화 푸시고 제가 바로 고객센터에 전화하겠습니다…"
딱 봐도 하루 수입일 게 뻔한 4만 5천원을 본 A씨는 갑자기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한 가족의 생계를 좌우할 4만 5천원을 보고 그는 담배를 한 대 입에 물었다.
"2만원 벌러 온 사람에게 몇 배는 되는 돈을 받는 것도 웃기고, 나도 10년 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잖아…"
그때 A씨의 귀에 "휠 교체 비용은 전액 모두 대리기사에게 직접 청구된다"라는 대리운전회사 관계자의 말이 들려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미생'
담배 한대로 쓰린 속을 달랜 그는 A씨는 대리운전회사 관계자에게 "수리비를 청구하지 않고 없던 일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리기사에게는 "시간 이른데 다른 콜 받으시라"며 대리비 2만원을 쥐어줬다. 기사는 "이 돈 못 받는다"며 거부했지만 A씨는 끝끝내 대리비를 건네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친구들에게 '호구'라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게 만들고 싶었던 A씨의 마음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