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10℃ 서울
  • 10 10℃ 인천
  • 10 10℃ 춘천
  • 10 10℃ 강릉
  • 10 10℃ 수원
  • 8 8℃ 청주
  • 8 8℃ 대전
  • 9 9℃ 전주
  • 9 9℃ 광주
  • 8 8℃ 대구
  • 12 12℃ 부산
  • 14 14℃ 제주

"생리혈 줄줄 새도 그냥 일해요"...코로나 병동 간호사가 호소한 충격적 근무 환경

최근 한 간호사 카페에 올라온 어느 간호사의 눈물겨운 호소가 대중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당신이 그 순간을 즐기시고 난 이후의 일은 오롯이 제 책임이네요"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지난 1년간 쉴 새 없이 달려왔던 의료진의 사투는 강추위가 찾아온 지금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어제(16일) 하루 동안 1,014명이 발생했다. 코로나 3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코로나 최전선에 있는 이들은 연일 극한의 피로를 견디며 일하고 있다.


최근 한 간호사 카페에는 어느 간호사의 고충 담긴 글이 올라와 대중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영혼수선공'


'생리대 한 장으로 버티는 나는 왜 간호사일까'라는 제목의 게시글에는 한 간호사 A씨의 눈물겨운 호소가 담겼다.


그는 "너무 추워서 발가락이 얼어붙을 거 같은 오늘도 코로나 검사를 위해서 나는 레벨D를 입어야 하고 검사를 받으러 오신 분들을 검사해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패딩 입고서 왜이렇게 사람을 오래 기다리게 하냐고 말하는 당신에게는 레벨D안 반팔은, 글러브 안에 얼어붙은 제 손은 보이지 않으시겠죠. 발이 정말 썩는 느낌이 뭔지 알 거 같은 이 내 기분을 아실는지 몰라요"라고 말했다.


이어 "호텔 수영장에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갔다가 동선이 겹쳐 무서우셔서 검사받으시는 어머님, 호텔 피트니스에서 운동하시다가 확진자랑 동선 겹치셔서 무서워 검사받으러 온 분, 참 오늘 당신들이 너무너무 밉다"라고 전했다.


그는 "나이팅게일 선서를 외칠 때 평생을 의롭게 살라 해서 의롭게 살려 노력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할 수가 있죠"라고 호소했다.


A씨는 근무 중 생리가 터진 당시를 회상하며 지난날 자신의 진로 선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고 전했다.


생리가 터진 날 A씨는 약을 억지로 입에 넣고 두꺼운 위생 팬티 위에 가장 두꺼운 기저귀까지 깔고 시민들을 위해 검사를 진행했다.


추위에 다리마저 후들거리는 상황에 생리는 계속 흘러내렸지만 생리대 하나 갈 시간이 없어 근무 중 패드 한 장으로 버텼다. 야속한 순간이었다.


자신의 상황을 전하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은 참 좋겠어요. 어차피 남의 일이니까요.


이 추운날 수영장을 가도 호텔을 가도 술집에서 놀아도 어차피 내 일이 아니고 오늘은 내 인생중 가장 젊은날이니까 즐기셔야지요. 네 참 부럽습니다.


당신이 그 순간을 즐기시고 난 이후의 일은 오롯이 제 책임이네요. 오늘의 나는 생리대 하나 갈 시간이 없어 결국 바지를 버려버렸습니다.


퇴근후 롱패딩안에 감춘 붉은 자국을 집에와서 보니 그냥 다 놓아버리고 싶네요.


데이트 하고 싶으시겠죠. 아이들과 추억 남기시고 싶으시겠죠 친구들과 좋은 시간 보내시고 싶으시겠죠. 그럼 그 시간 보내시고 책임도 본인 혼자 지셨으면 합니다.


내일도 기저귀를 차고 갈지못하는걸 알면서도 여분의 생리대를 챙겨가겠죠. 평안하지 못할걸 알지만서도 그래도 평안한 내일을 바라면서 오늘도 잠들것 같습니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이들의 고된 일과가 그대로 전해지는 글이다.


해당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너무 안타까워서 읽는 내내 펑펑 울었다", "정말 미안합니다 또 고맙습니다", "가슴이 아프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코로나는 남의 일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당신들을 영웅이라 생각하고 응원하고 고마워하는 사람들도 많다"라며 A씨를 위로했다.


한편 치솟는 확진자들을 감당하는데 인력이 부족해지자 지난 10일 대한간호사협회는 코로나 환자를 돌볼 간호사들을 모집했고, 4일 만에 1,410명의 코로나 전사들이 지원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 대응에 헌신하고 있는 전국의 모든 의료진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