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코로나 무서워 '카풀'해달라는 여직원, 사귀자는 걸까요?"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그 남자의 기억법'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차 없는 여직원이 카풀하자는데, 썸인가요?"


때는 이태원 확진자가 급증할 시기였다. 남성 A씨와 같은 아파트에 살던 여직원 B씨는 "요즘 사람들 마스크 안 써서 대중교통 타고 다니기 너무 불안하다"라며 카풀을 요청해왔다.


기름값은 반값을 현금으로 주고, 매일 아침 커피도 사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A씨는 이 같은 내용을 SNS에 올리며 "어쩌죠? 카풀할까요?"라고 물었다. 여직원이 솔로이고 막 예쁜 건 아니며, 치마만 입는 사람이라 부담도 된다는 말을 덧붙이며 말이다.


A씨는 누리꾼들의 조언을 듣고 그녀를 차에 태우지 않기로 결심한다. 


그는 여직원 B씨에게 "난 출퇴근 편안하고 조용하게 하고 싶어요. 카풀이 말처럼 쉬운 것도 아니고, 서로 약속도 잘 지켜야 하는데 싸움 날게 뻔한데, 나쁜 감정 만들고 싶지 않아요. 미안하지만 카풀은 힘들겠어요"라고 정중히 거절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당연히 거절을 받아들일 줄 알았지만 B씨는 다른 조건을 내세웠다. 


B씨는 "오케이. 그럼 조건을 바꿀게요. 저 모아둔 돈 많으니 투자할게요. 코로나 잠잠해질 때까지 제가 기름값 다 부담할게요. 그리고 밥보다 빵 좋아하는 거 다 알고 있어요. 저는 요리하는 거 좋아하니까 매일 아침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들어드릴게요"라고 새로운 딜을 제시했다.


B씨는 3년간 함께 일하며 자신이 약속시간을 칼같이 잘 지키고 완벽하다는 걸 알지 않냐며, 다시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다시 SNS에 글을 올렸다. 그는 협상이 쉽지 않았다며, "진짜 카풀해 주기 싫어 선 긋고 거절하고 싶은데 확실한 방법이 있을까요?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물었다.


이쯤 되니 누리꾼들은 "여성분이 A씨를 마음에 들어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카풀을 통해 인연을 맺고 썸을 타려는 것 아니냐는 설레발 추측이 이어졌다. 


"내가 다 설렌다"라는 주책바가지(?)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B씨는 하루 만에 후기를 들고 돌아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전화로 깔끔하게 거절했는데, 오늘 아침에 B씨가 집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옆 동에 살고 있어 서로의 집을 대충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같이 출근해요. 커피랑 샌드위치 만들어왔으니 드세요"


B씨의 말에 어쩔 수 없이 그를 차에 태운 A씨. 그런데 커피는 아침부터 직접 원두를 갈았는지 너무도 맛있고, 샌드위치는 재료부터 신선해 이런 풍미는 처음일 정도로 맛이 좋았다.


A씨는 음식에 홀릴뻔했지만 정신을 퍼뜩 차리고 "오늘만 태워주고 내일부터는 안 태워주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다음 날부터 B씨가 찾아오기 전에 도망가 버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누리꾼들이 "왜 굴러들어온 복(?)을 차는 거냐", "모솔이냐. 상황 뭔지 안 보이냐?", "3초 후에 커플 될 것 같은데 본인만 모르네 답답" 등의 반응을 보이자 A씨는 마음을 돌렸다.


내심 그녀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이게 썸인가 싶은 의심이 들었으리라.


그는 B씨에게 "기분 좋으면 드라이브도 하고, 필름 카메라로 사진도 찍어서 출퇴근이 오래 걸릴 수 있어요. 그래도 카풀 하실래요?"라고 먼저 얘기했다. B씨는 "전혀 상관없어요"라고 말하며, 자신도 필카를 사서 공부할 테니 함께 좋은 델 찾아서 사진을 찍자고 하기까지 했다.


A씨는 "점점 이상하면서 쎄한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이냐"라며 "이 얘기를 끝내고 B씨가 필카를 산다고 검색하는데 고가의 제품을 알아보고 있다. 나도 못 사본 걸 사다니..."라고 글을 끝맺었다.


B씨가 구매하겠다고 나선 카메라는 실제로 수백에서 수천만 원에 판매되는 제품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누리꾼 대부분은 "이 정도면 여자분이 프러포즈 한 거 아니냐", "돈도 많은 여자인 것 같은데 굳이 카풀하는 건 좋아한단 거지", "A씨 얼마나 잘생겼으면 저런 일이 생기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여직원 B씨의 의도는 정말 '카풀'에만 있었던 듯하다. 


이후 추가된 이야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카메라에 관한 이야기만 주야장천 나누었다. 


여직원 B씨는 "차에 돈이 들어갈 바엔 대중교통을 타고 다닌다"라고 말하며 면허를 따기 싫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녀는 오직 카풀에만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누리꾼들의 등쌀에 못 이겨 내심 '썸'을 떠올렸을 A씨는 이로써 그녀의 이야기를 끝냈다.


A씨는 마지막 글에서 "저 이 회사에 온 걸 후회하고 있다"라는 여러 심경이 담긴(?) 말을 마지막으로 종적을 감췄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스타트업'


5월 이후의 후기글은 없는 것으로 보아 이것이 설레는 카풀 썰의 마지막인 듯하다. 누리꾼들이 바라던 두근대는 이야기는 전혀 없었던 반전 이야기인 셈이다.


해당 사연은 최근 재조명되며 "둘이 결혼한 거 아니냐", "아무리봐도 여자 분이 마음에 있는 듯한데", "진짜 썸 아니었다고? 여자 분 무기징역감이다" 등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만약 근거리에 사는 당신의 직장동료가 '코로나가 무섭다'라며 카풀을 요구해 오더라도 절대 두근대지 말자. 


코로나19가 만든 슬픈 착각(?)일 확률이 매우 높을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