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10년 전, 제게 '생리혈' 묻히며 학폭한 일진이 제 할아버지 회사에 다녀요"

인사이트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감수성이 민감한 청소년기 학교폭력의 피해자들은 그 이후로 시간이 흘러도 쉽사리 상처가 치유되지 않아 평생 트라우마가 된다.


반면 상처를 준 학폭 가해자들은 멀쩡히, 심지어는 피해자보다 화려한 인생을 살아가고는 한다.


이런 가운데 학창 시절 자신을 왕따 시킨 주도자의 근황을 알게 된 여성은 추악한 과거를 모두 폭로하고 시원한 복수를 해야 할지, 눈감아줘야 할지 어려운 고민에 빠졌다.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연히 학교폭력을 가했던 일진의 근황을 알게 된 여성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박화영'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후아유 - 학교 2015'


A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인기 많던 남자아이가 그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공주병'이라고 불리며 따돌림당하기 시작했다.


주동자 B씨를 필두로 학우들은 모두 A씨를 멀리하고 괴롭혔다. A씨의 물건을 허락도 없이 가져가는 것부터 시작해 도난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당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악연은 중학교에 가서도 계속 이어졌다. 잘못한 게 없음에도 괴롭힘에 시달려야 했다. 중학생이 된 이들의 괴롭힘 수위는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화장실에 갈 때면 위에서 지켜보거나 우유갑을 던지는 행동을 일삼았다. 이를 피하고자 장애인용 화장실을 이용했는데 그때부터는 '장애인'이라는 별명까지 만들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천 번을 불러도'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백만 불 짜리 담배'


또 한번은 체육복을 빌려줬더니 '생리혈'을 잔뜩 묻혀 돌려주기도 했다. 선생님에게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난처하다며 A씨의 고통에 공감해주지 않았다.


난처해하는 선생님의 눈빛, 같은 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10년도 더 된 지금까지 A씨의 머릿속에는 생생하다. 특히 3학년 때는 같은 반까지 되면서 최악의 1년을 보내야 했다.


다행히도 고등학교는 타지로 가면서 B씨와의 악연은 멀어졌다. 하지만 이 질긴 악연은 10년이 지나 다시 한번 되풀이됐다.


얼마 전 A씨는 금융회사의 이사장으로 재임 중인 할아버지에게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할아버지 회사에 A씨와 같은 중학교를 졸업한 신입사원이 들어왔는데 그 정체가 B씨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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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마음 같아서는 할아버지에게 '죽고 싶었다', '너무 힘들었다', '당장 해고시키면 안 되냐' 등의 발언을 하고 싶었지만 참아 보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A씨는 '복수'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그는 "제가 당한 게 많다 보니 한 번쯤은 통쾌해지고 싶은데 너무 비겁한 행동인가요"라고 누리꾼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시원하게 돌려줘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시에 이 글은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학교폭력의 상처로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편 교육부가 발표한 '2018 학교폭력 1차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많은 학생이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다. 학교폭력 유형별 비율은 언어폭력(34.7%), 집단따돌림(17.2%), 스토킹(11.8%) 등 순이었다.